
삼생연분
W. 심연
2025-04-16
KPC. 진현
PC. 나르만다흐 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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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구두구.
고양이 소리를 내주세요
햐과:(?)
기다리는 관객 1
햐과:... 그런 거 안 합니다.
뜌어어어어어
햐과:(흥...)
우헤헤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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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7th Fanmade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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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토요일 아침, 빗소리가 창문을 은은하게 두드립니다.
짙고 축축한 공기는 방을 무겁게 덮고 있네요.
시계의 시침은 벌써 8을 향하고 있지만, 방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빗소리에 눈을 살짝 떠보면, 실수로 꺼놓지 않고 잠들어서 아직 켜져 있는 침대 옆 전등의 빛이 은은하게 퍼져나오고 있습니다.
다시 눈을 감으려 해도 무거운 공기 때문에 다시 잠들기엔 글렀네요.
햐과:(... 일단 전등부터 끈다. 이런 거 습관 되면 전기세도 잔뜩 나오고... 안 되는데. 다시 침대에 상체를 뉘인다. ... 아, 진짜 싫다.)
당신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기지개를 한번 켭니다.
물이라도 마시러 갈까요?
햐과:(... 더 있어서 뭐하나. 내가 처져 있어도 세상은 굴러간다. 조금 밉게도 언제나.)(걸어서 방 밖으로 나온다. ... 오늘따라 집이 왜 이리 쓸쓸할까.)
당신은 침대 밖으로 흘러나오듯 빠져나와서 거실로 향합니다.
어기적어기적, 부엌 천장에서 유리컵을 하나 꺼내 가져와 정수기에 가져다 댑니다.
차가운 물이 유리컵에 떨어지는 소리만 적적하게 들립니다.
진현이 살아있었다면 아침부터 찬물을 마시느냐, 목에 안 좋다는 등, 중얼거렸겠죠.
뭐, 이젠 그 소리도 들을 수 없지만요.
햐과:(아침에 찬물만큼 정신이 바로 드는 것도 없는데. 내가 더 건강하다 말해도 한 소리씩 했었나... ... 진현,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은 물컵을 가지고 다시 침실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침대 위에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불에 덮여 보이지는 않았지만, 직감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불이 들썩이며 움직입니다.
햐과:(엥.)
도둑일까요?
아니, 상식적으로 물을 떠 온 사이에 도둑이 들 리가 없잖아요.
햐과, 어떡할래요?
한번 이불을 들쳐 볼래요?
햐과:(... ...)
당신의 무게를 느낀 무언가가 끄응, 하며 앓는 소리를 냅니다.
당신의 예상보다 훨씬 앳된 소리인데요.
햐과:(..................아기?)(그제서야 놀라 이불을 휙 벗긴다. 진, 진짜 어린애라면... 위험했던 거 아니야?)
말도 안 돼,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죠?
꿈인가요? 잠이 덜 깬 건가요?
일곱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새근새근 잠이 든 채 이불 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당신은 본인도 모르게 자신의 볼을 한번 꼬집어 봅니다.
햐과:(아니미친...)
아픕니다! 현실이에요.
잠깐, 이게 문제가 아니라…
이 아이,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지 않나요?
분명히 익숙한 인상이에요.
오히려 반갑기까지 한 인상인데요.
익숙한 인상의 어린아이를 본 햐과,
햐과:
잠깐, 이건 틀림없습니다.
예전에 진현이 보여줬던 어렸을 적 사진의 모습과 지금 이 앞에 누워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똑같아요.
믿기지는 않지만, 틀림없는 진현입니다.
하지만 진현은 죽었잖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아니 그전에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요?
햐과:(말... 말... 말이 하나도 안 되는데. ... ... ... 어쩌지?) ... ... 저, 저기, 음... 얘. (톡톡... 등 두들겼다.) ... 잠깐 일어나 볼래.
당신은 물이 든 유리잔을 전등 옆에 두고, 고이 잠든 어린아이에게 다가갑니다.
아이를 깨우기 위해 톡톡 등을 두들기는 순간...
그 아이는 눈을 뜹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햐과:
눈을 보니까 누군가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 진현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진현을 닮은 어린아이가 당신을 꿈뻑꿈뻑 쳐다보기만 합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려야죠!
여기서 정신이 혼미해지면 안 됩니다.
멀뚱멀뚱 당신을 쳐다보기만 하는 어린아이에게 말을 걸어볼까요?
이름이라던가, 여러 가지 물어보면 이 아이가 누군지 알 수 있을지도 몰라요.
햐과:(... ... 멀뚱...히 보다가,) 어, 음. 큼, 크흠. (당황하며 목이 잠겼다.) ... ... 그러니까... 일단 이름이 뭐야? 왜 내 침대에 누워있는지 묻고 싶은데. (최대한 상냥... 사... 상냥한 투...)
진현:... 갑자기 깨워놓고? (작게 중얼거리면서 한숨 푹 쉬더니, 이내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나를 이틀 동안 돌봐준다고 했잖아. 그것도 까먹었어? (툴툴...)
햐과:(.............말이 짧다? 순간 맥이 턱, 풀리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 내가, 그랬단 말이지. (...) ... 내가 언제? 요 녀석, 어른이 잠에 취한 것 같다고 거짓말 하면 안 돼. (막이런다... 당신 코 손가락으로 꾹 잡았다.)
진현:뭐?! (당신의 말에 황당한 듯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당신이 돌봐준다고 한 거 부모님께 다 들었어! 왜 이제 와서 발뺌이야? 내 이름도 모르잖아, 지금! (아야! 제 코를 잡은 네 손을 탁탁 칩니다.)
햐과:(말뽄새 봐라. 조금 씩... 웃었나.) 난 나보다 나이 많은 분들이랑 인연이 없는데. (흠.) 그러네. 네 이름은 뭔데? 부모님 성함도. 들으면 알 지도 모르잖아. (겠냐? 놀리는 거다.)
진현:거짓말쟁이. 내가 다 봤는데... (잔뜩 뾰로통해진 얼굴로 당신을 몇 초간 바라보더니, 이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내 이름은 진현이야. 당신을 소개해 준 건 내 스승님이고. 부모님은 그냥 허락만 해줬어. (쭝얼...)
햐과:(진현. ... 그리운 이름이다. 어떻게 이렇게 그와 똑같이 생긴 애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우리가 함께였던 이 공간에 나타난단 말인가. 하나도 말이 되지 않는 것 투성이다. 아득해지는 기분에 정신을 붙잡았다.) 그래, 진현. (...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왜... 하필 나였지?
그렇네요.
이 어린아이의 이름이 진현이랑 똑같잖아요?
... 정말 진현이 어려진 모습으로 당신의 눈앞에 나타난 건가요?
그런데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나타난 건가요?
...
진현:하필 나였지..? (네 말에 고개를 기웃, 거리더니 고개를 도리도리 젓습니다.) 몰라요. 스승님이 소개해 준 건데, 나를 돌봐줄 사람이라고... 그냥 이틀 동안 여기 있으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 난 그것밖에 모르는데.
햐과:(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눈친가? 조금... 눈이 가늘어졌다. 빤히...)
진현은 빤히 보는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진짜로 모르는 듯한 얼굴입니다.
오히려 당신에 대한 보호자로서의 믿음이 사라지고 있는 듯합니다...
햐과:(아안돼...) ... 그런 약속을 한 기억은 없는 것 같지만... (쩝. 어쩌겠나. 이미 왔는데.) 일단 먹여주고 재워는 줄게.(;) ... 여기 있는동안 뭐... 하고 싶은 거라도 있니? 어디 가고 싶다거나, 나랑 운동(...)을 하고 싶다거나.
햐과:
당신은 이 어린아이를 일단 집에 두기로 합니다.
현실적으로 죽은 진현이 어려졌을 리 없잖아요?
생각을 마친 당신은 진현의 옆에 앉았습니다.
진현은 당신의 속마음을 알기는 하는지, 당신을 툭 치고 한마디 합니다.
진현:흥... (...) 일단은 햐과... 누나? 나 배고파.
아, 배가 고픈가 봐요.
마침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잠깐, 그런데 진현이 당신의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건가요?
역시 뭔가 이상합니다.
햐과:(... ... 대충 스승님이 말해주지 않았나... 교수님의지인의제자가 얘라면... 그럴 법 하지 않나? 헛발질 중.)
진현:집에 뭐 있는데? 이렇게 비가 쏟아지니까 직접 만들어줄 거 아니야? (흠...) 먹고 싶은 거 없어. 좋아하는 것도 딱히 없어서. 아무거나 해줘.
햐과:... 닭가슴살? (말고는 몰라... 열어봐야 한다) 뭐... 그럼 뭘 만들어주든 조용히 먹어야겠네. (이런다. 그리고 당신 등 툭툭, 치더니 침대에서 일어난다.) 원래 밥 할 때에는 옆에서 거들어 줘야 하는 거 알지.
당신은 진현을 데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하게 됩니다.
창문을 보면 여전히 비가 쏟아지고 있네요.
진현은 얌전히 따라... 올리가 없죠!
이 나잇대의 어린아이가 얼마나 호기심이 많은데요.
햐과:(...) 뭐하니?
진현은 당신의 뒤를 졸졸 따라오다가 식탁을 이리저리 봅니다.
진현:있잖아요, 집이 왜 이렇게 까맣고 하얗고... 그래요?
햐과:... 개인 취향이라는 거야. 너 블랙 앤 화이트가 얼마나 포멀한 건지 몰라? 유행도 안 타고. 무난하고.
진현:에에, 칙칙해! 차라리 올 블랙으로 밀고 나가는 게 더 좋은데. (그리 말하며 꾸물꾸물, 식탁 한쪽에 앉습니다.) 배고파! 밥 언제 해줄 거야?
햐과:올블랙으로 살면 그림자 인간이라고 놀림 받는단다. (애기한테 뭔 소리를...) ........... 지금 해줄게.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란 말 모르니?' 따위의 말을 하려다....... 말았다. 꼬맹이한테 설교해봤자... 속으로 조금 궁시렁대며 부엌으로...)
자, 아무튼 요리를 시작해볼까요?
냉장고를 열어보면 빵과 각종 채소, 그리고 햄이 있습니다.
샌드위치 정도는 만들 수 있겠어요.
그런데 햐과, 요리 잘하나요?
햐과:(적당히...............................?)
햐과:
당신은 토마토와 양상추, 그리고 저번에 서비스로 같이 온 소이갈릭맛 닭가슴살을 구운 빵 사이에 넣습니다.
...
이럴 수가, 당신이 이렇게 요리를 잘했던가요?
그저 평범한 재료로 만든 샌드위치인데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진현은 당신의 샌드위치를 보고 살짝 미소 짓습니다.
햐과:(빛까지 나?)
... 예전의 진현도 당신이 맛있는 요리를 해주면 저렇게 웃었었죠.
햐과:(샌드위치 들고 진현 돌아보다 잠시 멈춘다. ... 끊임없이 떠오르는 기억이, 계속, ... 조금 슬퍼졌나.)(걸음을 옮겨 진현의 앞으로 샌드위치 가져다준다.) 힘 좀 썼다.
당신은 턱을 괸 채 진현이 샌드위치를 볼 한가득 담아 행복하게 먹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와구와구. 조용히 샌드위치 하나를 해치우고서야 만족스러운 얼굴이 됩니다.
진현:... (쩝.) 오길 잘했을지도?
햐과:밥 하나에 풀리는 거야? (단순해. 조금 웃었다.) 저녁에 뭐 먹을지도 생각해 봐. 재료 없으면, 뭐... 비 뚫고 사와야지.
진현:엑, 확실히... 맛은 있었지만 두 끼를 똑같은 걸 먹을 순 없지. 일단은 소화시킬래. (라며 폴짝, 식탁에서 내려와 거실로 향합니다.)
햐과:(... 좀 더 골치가 아파졌다. 저 꼬맹이의 입맛을... 어쩌니.) ... 소화 시키려면 운동해야 하는데. 코칭해줄까? (장난조... 먹은 접시 싱크대에 집어넣고 따라 거실로 간다.)
진현:코치잉..? (거실 소파에 널브러져서는, 당신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운동하고 싶다고 한 적은 없는데. 딴 거. 재밌는 거 없어?
햐과:(다른 거...) ... TV라도 틀어줘? 아니면 별 거 없어. 우리 집에 놀 만한 게 있어 보이니? (미니멀리스트의 집이란 그런 거다.)
진현:... 으. (지루해진 눈으로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 완전히 드러눕습니다.) 재미없어. 거울이랑 가위바위보 하는 게 더 재밌겠다. (...) 설거지나 해! 혼자 있을 거니까.
햐과:(... 좀 상처받았다. 아기들이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야...) ... 그래. 정 할 거 없으면 이거, (리모콘 건네줬다.) 이거라도 틀던가. (이런 식으로 양육하면 안 되지만... 모르겠다. 일어나서 설거지나 하러 돌아왔다...)
그렇게 설거지를 하고 문득 창문을 보면, 세차게 내리던 비는 어느새 줄어들어 기분 좋게 바깥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잠깐, 생각해보니까 진현이 죽기 전에 비 오는 날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죠.
혹시 여기에 있는 진현도 비 오는 날을 좋아할까요?
햐과, 진현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
햐과:(얌전히 빗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았었지. 고무장갑 벗고 뒤 돌아 다시 진현 바라봤다.) ... 지금 비 적당히 오는데. 비 오는 날 산책 어때? 집 안에만 있으면 답답하지 않나. (놀... 놀아주려면 밖으로 꺼내야 한다...)
진현:(당신의 말에 소파에서 자리를 옮겨 거실 바닥에 미동도 없이 엎드려있던 몸을 일으켜 당신을 바라봅니다.) 밖에? 비 오는 날에 산책하는 거 좋아하는 건 잘 아네! 햐과누나도 같이 나가는 거지?
햐과:때려 맞춘거긴 하지만.(;) 그럼 너 혼자 보내니? (현관으로 슬렁슬렁 걸어가 우산 집어들었다.) 네가 그랬잖아, 내가 이틀 간 돌봐준다 그랬다고. (기억에는 없지만.) 혼자 보내는 건 방치고.
진현:(...) 뭐야, 아는 게 하나도 없어. (자리에서 느리게 일어나더니 당신을 따라 현관으로 걸어가서 우산을 들지 않은 쪽 손을 잡습니다.) 혼자도 잘 놀지만, 햐과 누나랑 있는 게 재밌으니까 같이 가줄게. (꼼지락,꼼지락... 신발도 신습니다.)
햐과:원래 인간관계는 천천히 알아가는 거란다. ('그래'로 넘어가질 않는다...) ... 제대로 놀아준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았는데. 재밌어, 내가? (참, 이럴 때 보면 귀엽기도 하고. 애인 얼굴을 한 아기니, 뭔들 안 귀엽겠냐마는...)(이쪽도 신발 신고, 진현이 잘 신었는지 확인하고... 현관문을 연다.) 비 와서 조금 싸늘할 수도 있으니 추우면 말하고.
당신은 진현의 손을 잡고 집 밖으로 나섭니다.
예전에 진현이 쓰던 우산은 현재의 진현이 쓰기에는 너무 크니까, 당신의 우산을 같이 쓰기로 했습니다.
집 밖으로 나서자 거리엔 빗소리만 가득합니다.
고개를 돌려 진현을 보면 비가 오는 것이 마냥 좋은 듯 눈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요, 진현은 비를 참 좋아했어요.
진현의 손을 꼭 잡고 시내로 나온 당신.
시내에는 카페, 장난감 가게, 옷 가게가 있습니다.
햐과:(흠.) 우선 카페라도 갈래? 밥 먹었으니까... 단 거 땡기지 않니. (좋은 거 가르친다...)
진현:밥이... 짠 맛이긴 했어. (흐음...) 갈래. 과일 주스 먹고 싶어.
햐과:(귀엽다... 진현 손 꼭 잡고 카페로 들어간다.)
당신은 진현을 데리고 문을 열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은 거의 없네요.
자, 햐과. 무엇을 마실 건가요?
씁쓸한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달달한 걸 마실 수도 있겠네요.
진현은 바라는 대로 과일주스라도 사주죠.
햐과:(뭐... 이쪽은 맨날 마시던 거 먹을 거고.) 과일 주스 종류는 뭘로 괜찮아? 듣기로는 복숭아 주스가 나름 괜찮다 했던 것 같은데.
진현:키위랑 딸기... (주욱, 잡고 잇는 당신의 손을 잡아당깁니다.) 너무 많아서 모르겠어... 그냥 복숭아 주스 먹을까?
햐과:키위랑 딸기 먹고 싶으면 그것도 괜찮아. 여기 딸기랑 키위 들어간 것도 있는데. (손가락으로 가리켜준다...)
진현:진짜? (반짝이는 눈으로 네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곤,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그럼 그걸로 사줘, 키위랑 딸기 들어간 거. (히히...) 누나는 뭐 먹을 건데?
햐과:(키위 딸기 주스... 하나 눌러 담았다. 그리고 휙휙 커피. 칸까지 돌아가 누르는 거라곤...)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실 건데.(...;)(그래도... 디저트도 하나 담는다. 여기는 티라미수가 맛있다던데.)
당신은 키위딸기 주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조각 티라미수를 담아 주문합니다.
키오스크에서 번호표가 나옵니다.
진현은 창가 자리로 향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항상 자리가 차있을 텐데, 역시 비 오는 날은 이런 자리가 남아있어서 좋습니다.
그런데 이 카페 무언가 익숙하지 않나요?
햐과:
... 기억났습니다.
여기는 진현이 죽기 전 자주 왔던 단골 카페였잖아요.
진현이 죽은 이후로 한 번도 오지 않았습니다만, 오늘 다시 오게 됐네요.
비가 오는 날엔 항상 이 카페를 들러서 음료를 시킨 뒤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햐과:(... 너무 오랜만에 와서 여기도 잊고 지냈었나.) ... (참 기묘한 일이다. 기억에도 없던 약속이라던가, 같은 얼굴과 이름의 아이. 무언가에 홀리고 있는 건가? 그렇지 않다면 이 모든 게 설명이 안 되지 않는가. ...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이제 좀 살만해 졌다는 거지? 웃기게도.)
...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당신의 번호를 직원이 부릅니다.
당신이 음료를 가져오면 턱을 괴고 비가 오는 바깥을 쳐다보는 진현이 부릅니다.
당신은 진현의 음료를 앞에 두자, 진현은 턱을 괸 채 당신을 보면서 말합니다.
진현:고마워... 요. 잘 마실게요.
아, 아무리 봐도 그 모습은 진현이였습니다.
햐과:... 오냐. (답하곤 뜸을 들이다 머리를 헝클여 넘겼다. 자꾸 상념이 침범한다. 어떻게 이 모습을 보고 나의 진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가.)
진현:맛있어요. (주스를 열심히 먹는 것 같았지만, 겨우 3분의 1이 줄어든 양... 입에 있는 걸 삼키고 나서야 당신과 케이크를 번갈아 보며 눈치를 봅니다.) 이, 이게 뭔데? 초코케이크..? 초코케이크 맞지? 하얀색도 있는데, 아닌가... (신기한 걸 보는 듯한 눈으로 포크를 집어 케이크를 푹, 찌릅니다. 부드러운 케이크인 줄 모르고 힘을 세게 준 탓에 가루가 위로 솟아오르고...)
햐과:풋. (으하, 아하하! 좀 크게 웃었다 안 웃은 척...) 괜찮아? (휴지로 진현에게 묻은 가루 닦아주고... 상도 닦는다.) 그러고보니... 먹어본 적 없나? 이건 티라미수라는 건데, (그 뒤로 티라미수를 어떻게 만드는지,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어원이 무엇인지 등... ... 재미없는 얘기나 해준다.(자기딴에는재밌겠지만)) 위에 파우더라고 말을 해줬어야 했는데. (알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
진현:(으브브. 깨끗해진 얼굴은 부끄러운지 잔뜩 빨개진 얼굴로 포크를 꾹 쥐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루가 많이 올라가 있는 줄 몰랐어. 먹어본 적... ... 없으니까. (중얼.) 햐과누나는 안 먹어? 맛있다면서... 그, 커피만 마시고 있잖아. (힐긋, 네 잔을 봤다가 포크로 얌전히 케이크를 찔러 한 입 먹습니다.) ... 초코가 더 맛있는 거 같은데. 달지도 않고. (우물우물... 포크 내려놓습니다.)
햐과:(음...) 너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른데. 그리고 이런 거 안 당긴 지 좀 됐어. (제 빨대를 휘젓는다. 달그락, 얼음과 유리가 부딪히는 소리만.) ... 완전 아기 입맛이네. 원래 크면 다들 단 걸 덜 먹는 거 알아? 너도 한... (...) 스무 살 정도만 나이 더 먹어봐. 그러면 단 것보다 다른 맛이 더 좋아질 걸. (뭐, 그래도 아기는 아기의 입맛이 있는 거니까. 같은 소리나 한다...) 그리고 처음 먹는 거라면 거기에 의미가 있는 거 아니겠니. 시도해봤다는 거잖아.
진현:... (도통 뭐라는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다시 주스만 쪼로록 먹습니다.) 사실 이것도 씨가 톡톡 씹혀서 좋아하는 거고, 원래는 단 거 말고 다른 것도 잘 먹거든? 편식 많이 하는 편 아니란 말이야. 원래 주는 대로 잘 먹어. 시... 시도해 본 걸로 잘한 거면 됐지만 아무튼. 안 먹을래. (쫑알쫑알, 주스를 반 정도를 겨우 먹고 나서야 배부른 듯 더는 못 먹겠다는 듯이 자리에 스르르 엎어집니다.) 배불러서 다 못 마시겠어... 누나 다 마시면 그냥 가자. 이러다 놀지도 못하고 해지면 어떡해!
햐과:(어리다고 위장도 작군... 같은 생각 중. 당연한 말이지만.) 그래, 못 먹겠으면 그냥 놔 둬. 다음에는 네 입맛에 맞는 디저트로 사줄 테니까. (무엇을 사야 할까... 쿠키 종류는 좋아할까, 그런 고민이나 한다. 평화롭고 안일한 고민.) ... 나도 얼추 다 마셨어. (대충 반 비웠나. 카페인 마셨으니... 잠은 내일 낮 정도면 잘 수 있을까.) 여기 주변에 장난감 가게 같은 것도 있던데. 그런 곳 좋아해? 좋아하면 한번 들려보고.
진현:(네 말에 엎어진 채로 제 주스 컵을 톡톡 두드리다가... 느리게 일어나서 널 가만히 봅니다. 어쩐지 기분 좋아 보이는 듯한 얼굴.) 다음에도 맡아주는 거야? ... 그땐 안 까먹을 거지? 그러면 그때는 다른 주스도 같이 사줘야 해? (그리 말하곤, 인내심의 한계를 맞이한 것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네 손을 잡습니다.) 어디든 상관없어. 다른 데 가서도 같이 놀자.
햐과:그래, 알았어. 다음에도 놀러 오면, (다음이 있다면.) ... 그때는 지금보다 놀 거리를 더 생각해볼게. (갑작스러운 감도 있지 않았는가.) 먹은 것만 갖다 놓고 가자. (주섬주섬... 먹고 남은 것 챙겨서 카운터에 돌려주고는 당신 손 잡고 카페를 나왔다.)
아무래도 일곱 살 아이를 만족 시키려면 장난감 가게를 가는 것이 좋겠죠!
문을 열어보면 입구부터 저 멀리까지 각종 장난감들이 가득합니다.
진현을 흘끗 보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요.
햐과:(애는 애구나...)
당신이 손에 힘을 놓자, 진현이 와다다! 장난감 코너 사이로 사라지고 맙니다.
그래요, 한창 장난감에 사족을 못 쓸때죠.
당신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장난감 코너 사이로 사라지는 진현을 지켜봅니다.
햐과:(귀여운 것...)
그렇게 몇 분 기다리다 보면...
... 가게가 조용한 게 느껴집니다.
잠깐... 진현이 어디갔죠?
햐과:... 슬슬 올 때도 되지 않았나? (장난감 고르는 게 이렇게 오래 걸려? 무언가 불안감이 엄습한다. ... 진현이 사라졌던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진현, 어디있어? 많이는 못 사줘, 적당히 골라야지. (괜히 이런 말...)
햐과:
당신은 장난감 코너 사이로 돌아다니면서 진현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켭니다!
당신은 여러 코너를 빙빙 돌고...
대체 몇 바퀴를 돈 거죠?
다리가 저리고 피곤해지는 것 같습니다.
미아 찾기 센터라도 들려야 하는 걸까요?
햐과:(...) ... 허, (숨이 막힌다. 아찔한 시야에 주변 벽을 짚었다.) ... ... 이, 꼬맹이가... (이대로 사라지면, 이건 그냥, ... 다시 잃어버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빠르게 걷는 당신의 옷소매를 누군가가 잡습니다.
내려다보면 아, 진현이잖아요?!
한 손엔 검은색 도마뱀 인형을 쥔 진현이 당신을 어이없다는 눈으로 쳐다봅니다.
... 잠깐! 당신이 이렇게 된 원인이 누구 때문인데요!?
햐과:(빠르게 돌린 시선에 진현이 담기자, ... 그대로 주저앉았다.) 너, ... 어디 있었던 거야? 정확히 어딜 가겠다 말을 하던가, 이...! (입술 꾹 문다.)
진현:갖, 고 싶은 거 있으면 가져와 보라고 했잖아... 요. (앞에 주저앉은 당신의 앞에 따라 쪼그려 앉습니다.) 어디 가는 길이었는 데...요? 오히려! 누나가 입구에 없어서 나도 여기저기 찾아다녔단 말이에요. (흥, 뾰로통...)
햐과:나야 너, 너 찾으러... 저기에 안 보이길래... ... (하, 하고 싶게 숨을 내쉬었다. 빙빙 돌던 눈 앞이 돌아온다. 앓는 소리를 내며 당신을 끌어안는다.) 제발... 혼자 사라지지 마. (조금 훌쩍였나.)
진현:이거, 갖고 싶어서 가만히 보다가... 비슷한 게 있나 싶어서 여기저기 좀 돌아다녔어. 그러니까... 으음... 아니, 그러니까 왜 누나도 가만히 안 있고 그래! (잔뜩 고민하는 듯한 움직임이 이어지다가, 네 머리를 끌어안아 안아줍니다.) ... 다음부턴 손잡고 다닐게요. 이러면 되는 거지?
햐과:(머리를 안는 감각에 그제서야 팔에 힘을 풀고 당신을 놓아준다. ... 이렇게까지 매달릴 생각은 없었는데.) ... 그래, 미안해. 조금 더 믿고 기다려줬어야 했는데. (그제야 바닥에서 일어난다. 한 손으로 툭툭 털고, 털지 않은 쪽 손으로 당신의 손을 잡는다.) ... 응. 혼자 다니다 길 잃으면 위험하니까. (변명이다.)
진현:(당신의 손을 꼭 잡고는, 눈치를 살피다 네게 검은색 도마뱀 인형을 보여줍니다.) 그, 그러면 이거 사줘! 이거는 사줄 수 있지? 이것만 사주면 나, 여기 더 안 있어도 돼. 여긴 다 유치한 것만 있어서 재미없어. (쫑알쫑알.)
햐과:(... 그제야 생긋 웃는다. 인형과 당신을 한 번 번갈아 봤다.) 이 정도는 당연하지... 귀여운 인형이네. 이거 하나만으로 괜찮아? (그리 말하며 일단 카운터까지 걸어간다... 근데, 보통 저 나이대에는 변신 로봇... 이런 것도 많이들 좋아하지 않나? 유치하다니.)
진현:(고개 끄덕끄덕, 잔뜩 신난 얼굴이 됩니다.) 하나면 돼! 똑같은 거 여러 개 있으면 무슨 필요가 있는데? 거기다 이거 똑같은 거 엄청 많이 있었는데, 이게 제일 마음에 들었어. 그러니까 이거 말고 다른 건 사도 필요 없어.
당신은 진현의 손에 들린 인형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습니다.
계산 도중 진현을 내려다보면, 방긋 웃는 진현의 표정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계산 된 장난감을 진현에게 쥐여주면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짓는 진현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진현이 한 번씩 지어줬던 그 미소였어요.
햐과:(... 이러면 정말 안 될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 자꾸 내 것이었던 진현이 겹쳐 보이는 게, ... 엣날을 기억해내라는 종용처럼 보인다. 좋았던 기억을 회상하라고, 슬펐던 기억을 묻으라고.)
진현:응! (한 손은 당신의 손을 꾹 잡고, 품에 도마뱀 인형을 꼭 안은 채 고개를 끄덕입니다. 제대로 듣지도 않는 듯...) 아 맞아, 햐과 누나가 돌봐준다고 했다고, 옷 하나도 안 챙겨 왔는데. 잠옷 사야겠다, 그치?
햐과:(당돌하다... 그치만 귀엽군. 일단 옷가게로 발걸음 옮긴다.) 그래, 가서 귀여운 걸로 하나 사줄게. (사심이다,) 동물 잠옷 같은 건 싫어?
진현:... 그게 뭔데? 도마뱀이나 쥐 같은 것도 있어? (꿈뻑...) 일단 가서 볼래. (라며 종종걸음으로 따라갑니다.)
생각해보니 지금 진현이 입고있는 옷 말고는 딱히 입힐 옷이 없네요.
잠옷도 사줄 겸 옷 가게를 들리는 게 좋겠어요.
옷 가게 문을 열어보면 각종 어린아이 옷들이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습니다.
진현은 옷들을 멀뚱멀뚱 보고만 있네요.
햐과, 진현에게 무슨 옷을 사줄 건가요?
모든 종류의 옷이 있는 거 같아요.
햐과:(당연히 동물 잠옷. 귀여운 거. 음... 근데 후드 있다고 불편해 할 가능성이 크니까... 일반 잠옷도 하나 사면 되지 않나? 일단 잠옷 파는 쪽으로 간다.)
잠옷 코너로 가면 여러 종류의 잠옷이 정렬되어 있습니다.
햐과:
옷 종류가 너무 다양한 나머지... 학교 체육대회에서 입을 법한 옷들을 한참 지나갑니다.
햐과:(.............)
진현이 한참을 투덜거린 뒤에야 동물잠옷 코너에 도착합니다.
귀엽게 걸려있는 종류별 동물잠옷을 보고서야 다시 기분이 나아진 듯해 보입니다.
햐과:(음... 동물잠옷 종루 이리저리 보다가... 생쥐 귀가 달린 잠옷 꺼낸다.) 이런 거 어때. 귀엽지 않아?
진현:(손 뻗어서 잠옷에 달린 귀 한 번 잡아봅니다. 조물조물...) 마음에 드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거추장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누난 어때 보이는데? 어울릴 것 같아?
햐과:완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꼭... 이런 거 한 번 입혀보고 싶었다.) 거추장스러우면 다른 걸 하나 더 사면 되는 거 아닌가. (아주그냥 돈을 막 쓴다.) 이거랑, 다른 하나는 네가 좋아하는 무늬로 골라봐.
진현:진짜? 그러면... 누나가 고른 거랑, 나는 그거. 옷에 단추 없어서 그냥 입는 거... 팔랑팔랑한 거. 두꺼운 거 말고 얇은 거.... 그니까... 그러니까... 으음... (네 손을 꼭 잡은 채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작게 쥐랑 고양이가 번갈아 있는 무늬의 검은색 잠옷을 고릅니다.) 이거!
햐과:(패턴 무늬가... 절묘하다. 왜 하필 쥐랑 고양이... 약육강식의세계를아이들잠옷에그려넣다니... 같은 이상한 생각 중...) 그래, 그럼 이거랑 이거. (진작 꺼냈던 동물 잠옷, 잔혹한세상사가담긴 잠옷.) 다른 사고 싶은 건 더 없고?
진현:응,! (에헤헤, 웃으며 인형 꼭 안습니다.) 햐과 누나가 사 달라는 거 다 사주니까 좋다. (라며 오히려 들어왔던 쪽 카운터로 당신을 이끕니다.)
햐과:(사 달라는 거 다 사주니까 내가 좋은 거 아니야? 이런 생각...)(하지만 얌전히 카운터 가서 결제한다. 오늘 예상보다 지출은 컸지만... 뭐, 대수인가.)
생각해보면 당신이 항상 진현의 옷을 골라주었죠.
마음에 안 들어 보여도 잘 입고 다녔었는데.
문득 생각이 나던 그 추억을 마음 속에 품은 채 진현의 모습을 눈에 담아둡니다.
아무튼 계산까지 끝마친 당신은 종이가방을 들고 진현과 함께 옷 가게 바깥으로 나섭니다.
...
여러 곳을 다니다가 잠시 쉴 겸 건물 안 의자에 앉게 되었습니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6시네요.
그런데 진현을 보니까 꾸벅꾸벅 졸고 있네요.
아무래도 엄청 졸려보이는데요.
잠을 깨우기엔 역린이 두렵고...
할 수 없네요. 업고 가는 것이 좋겠어요.
햐과, 아이 한 명 정도는 업을 수 있죠?
햐과:(아이 한 명 정도야... 못 업으면 내 대학생활이 울 거다. 한 손에 짐 전부 들고, 업어 한 손으로 아래를 받치고...)
한 손으로는 곤히 잠든 진현을 받치고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종이가방까지 손목에 건 당신은 비가 오는 골목길을 나른하게 걸어갑니다.
문득 고개를 돌려보면 잠든 진현이 당신의 어깨를 작은 손으로 조심스레 잡습니다.
이 골목길을 다시 진현과 걷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초여름의 비가 온 거리를 적셔 사라지지 않은 꽃가루까지 전부 녹이는 기분입니다.
서늘하고 눅눅한 이 기분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
현관문을 연 당신은 종이가방과 우산을 그대로 던져둔 채 곤히 잠든 진현을 침대에 눕혀둡니다.
잘 자고 있네요.
하루종일 걸어다니느라 지친 당신은 진현의 옆에 스르륵 쓰러지듯 눕게 됩니다.
잠든 진현을 보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방은 조용하고, 진현은 편안하게 자고 있습니다.
당신이 진현을 도닥여주면, 진현은 당신의 도닥이는 팔을 꼭 안고 다시 잠이 듭니다.
옛날에 진현이 당신이 잠들기 전에 항상 해주던 말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생각합니다.
내일도 진현을 볼 수 있을까요?
... 이 아이가 진현이란 것이 확실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당신은 이 아이에게 모든 걸 해주고 싶어하는 걸까요.
햐과:(... 이런 기분은 오랜만이니까. 이것은 미련이 남은 것에 대해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것과 다름없다. 사랑은 죽음까지도 초월해서 사람을 이리 지독하게 만든단 말인가. ... 죄책감이 몰려온다.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감각이.)
그나저나 오늘 힘을 너무 썼나봐요.
눈이 점점 감겨오는 것이 느껴져요.
기절잠에 빠질 것 같습니다.
흐릿해져가는 시야 속, 당신은...
햐과:
본인이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왜 이렇게 아이를 챙기게 되는 걸까요?
단순히 진현과 닮았다는 이유로 그런 걸까요?
그렇다면 마음 한 구석의 후회감과 죄책감은 무엇이죠?
무언가 더 떠오를 것 같지만,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아요.
아릿한 기억 속,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진현을 꼭 껴안고 잠이 들게 됩니다.
조금 이르지만, 잘 자요.
빗소리는 둘의 잠을 돕는 듯 잔잔하게 들려오고 있어요.
.
.
.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공간, 당신은 무언가 뜨거움을 느낍니다.
불덩이라도 안고 있는 거 같아요.
잠깐, 대체 뭘 안고 있는 거죠?
당신은 눈을 번쩍 뜹니다.
그리고 뜨거움이 느껴지는 곳으로 시선을 옮겨보면...
땀을 뻘뻘 흘리고 숨을 헉헉대는 진현이 당신에게 안긴 채 누워있습니다.
감기라도 걸린 걸까요?
햐과:(더워 뒤척이다 문득 깨닫는다. 제 품에 안겨있는 것이 무엇인지 기억나는 순간 잠이 달아난다. 눈을 진현을 내려본다.) 일어, 일어나 봐. 감기 심하게 걸린 것 같은데. (이마에 손 댄다...)
시계를 보면 오전 여섯 시.
병원 문은 굳게 닫혀있겠네요.
그 전에 진현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요?
햐과:
고민을 하던 당신은 뇌리에 무언가 스친 듯 침대 옆 서랍장을 열어봅니다.
서랍장에 있는 건 진현의 노트네요.
몇 장 넘기다보면 이런 페이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진현의의 삐뚤삐뚤한 손글씨네요.
기억났어요, 저번에 당신이 아플 때 진현이 열심히 끄적거리던게 이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 노트에 적힌대로 진현의 보살핌을 받자 거짓말처럼 열이 내렸던 것도 기억납니다.
이번엔 당신이 진현에게 해줄 차례 같은데요?
오늘 하루는 진현을 간병해봅시다!
여기 적힌 순서대로 하면 되겠죠?
햐과:... 어제 비 오는데 너무 오래 걸어다녔나. (쯧, 혀를 한 번 차곤 우선 체온계부터 찾는다. 근처 서랍장에서 체온계를 찾아 열 부터 재고...)
일단 열이 몇 도인지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죠.
체온계가 침실 서랍장에 있다고 적혀있네요.
그 말은 즉슨 이 노트를 찾았다는 서랍장에 체온계가 있단 뜻인데...
다시 잘 찾아볼까요?
햐과:
... 분명히 서랍장에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왜 아무 것도 보이질 않죠?
아무리 찾아봐도 각종 필기구와 핸드크림, AAA 건전지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안 되겠어요. 체온계를 찾는 건 포기하고 그냥 손으로 재야겠어요.
진현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대면 손이 꽤나 뜨거워짐을 느낍니다.
열이 심하게 나는 것 같아요.
병원이 열면 바로 달려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햐과:... 잘못하면 40도까지 찍는 거 아냐? ... (허... 힘들면 말을 하지. 참, 미련하게...)
일단 열도 다 쟀겠다.
다음으로 할 일은... 죽 만들기라고 적혀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어제 저녁도 안 먹고 잠들었잖아요?
당신이 아플 때 진현이 해줬던 죽이 생각나나요?
야채를 어설프게 다져놓은... 당근이 익지않고 오독오독 씹히던 그 죽 말이에요.
햐과:(야채죽...) ... 잘 끓여줘야겠지? (그것보다는,)
좋아요, 아픈 진현을 위해 죽을 만들어봅시다!
당신은 부엌으로 향했습니다.
부엌으로 어기적거리면서 걸어간 당신.
냉장고, 찬장, 서랍이 보입니다.
재료를 찾아보는 것이 좋겠어요.
햐과:(일단 냉장고부터 열어 재료를 찾아본다... 야채는 원래 야채칸에 넣어야돼,)
냉장고를 열어보니 감자, 당근, 브로콜리, 파프리카가 있습니다.
건강에 좋은 채소들이 잔뜩 있네요!
일단 챙기도록 해요.
햐과:(어린 애들이 브로콜리를 잘 먹나?...)
건강이 먼저죠!
더 뒤적거려 볼까요?
햐과:(그래... 일단 더 찾아본다. 고기... 다진고기 종류 넣으면 좀 잘 먹지 않을까?)
햐과:
냉장고를 더 뒤져봐도 더 이상 넣을만한 건 나오지 않네요.
다른 곳을 뒤져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햐과:(냉장고 좀 쾅 닫았다... 일단 재료 다 조리대 위에 올려놓고, 찬장 열어본다. 뭐 넣어놨었나...)
찬장을 열면 각종 조미료와 조리도구가 가득합니다.
냄비는 필수로 챙기시구요.
더 찬장을 뒤져보면 소금, 후추, 참기름이 놓여 있네요. 챙기도록 합시다!
햐과:(이거 없으면 죽에 맛을 못 낸다... 챙긴다)
더 뒤적거려 볼까요?
햐과:(뒤적이자...)
햐과:
GM:1d3 굴려주세요
햐과:2
조금 더 뒤져보자, 찬장에 있던 간장이 바닥으로 떨어져 쏟아집니다.
몸을 뒤로 빼다가 그만 챙겼던 후추를 그대로 간장 위에 쏟아버렸어요.
재료를 찾는 건 잠시 뒤로하고 부엌을 치우도록 해요...
햐과:(속으로 욕을 벅벅... ... 그치만 어쩌겠나... 다른 사람도 아니라 내 실수인데.) 하... (안 깼겠지? 슬쩍 눈치 보다 행주로 바닥 벅벅 닦는다...)
벅벅...
다행이 바닥에 색이 물들진 않았어요.
이어서 재료를 찾도록 하죠.
햐과:(서랍... 하아아 서랍을 뒤진다... 뒤적뒤적........)
서랍을 열어보면, 쌀이 들어있습니다.
죽에서 제일 중요한 건 쌀이죠.
당신은 쌀을 적당히 퍼서 챙겼습니다.
햐과:(이번에는 진짜 쏟지 말자 제발)
더 뒤적거려 볼까요?
햐과:(기본 재료는 다 있으니까 상관은 없는데... 음. 일단 뭐라도 더 찾아볼까...)
햐과:
서랍을 더 뒤져봐도 더 이상 넣을만한 건 나오지 않네요.
재료도 어느 정도 찾았겠다, 이제 진현을 위한 죽을 끓여야겠습니다.
당신은 식탁 위에 찾은 재료들을 얹어놓고 무엇을 넣을지 고민했습니다.
식탁 위에는 쌀, 감자, 당근, 브로콜리, 파프리카, 소금, 참기름이 놓여있습니다.
무엇을 넣을래요, 햐과?
햐과:(일단 쌀은 기본이고... 감자, 당근, 소금, 참기름까지도 기본이고.)
당신은 재료를 한 냄비에 넣고 보글보글 끓이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요리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음, 그런데 당신은 손재주가 좋은 편이였나요?
햐과:
시간이 조금 지나고 냄비의 뚜껑을 열어보면 맛있어보이는 죽이 완성된 것 같습니다.
당신은 국자로 김이 나는 죽을 퍼, 그릇에 담아 진현이 잠든 방으로 걸어갔습니다.
문을 열면, 그새 어제 산 잠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던 진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 배가 고팠는지, 당신의 죽을 보고 얼굴에 화색이 도네요.
당신은 진현의 옆에 앉아 죽을 한 숟가락 떠서 진현의 입에 넣어줍니다.
이때 ...
진현의 표정이 묘하게 좋지 않습니다.
햐과:(맛이 별론가...)
죽이 입에 들어오자마자 흠칫하며 당신을 한번 흘깃 쳐다봅니다.
그리고 눈치를 보며... 씹습니다.
... 먹을 만은 한가 봐요.
햐과:(...) 맛 없으면 안 먹어도 돼.
진현:... ...
그래도 당신이 죽을 뜨면 반쯤 감긴 눈으로 입을 느릿하게 벌리고 한입 먹습니다.
어찌됐든 배는 채워졌겠죠?
햐과:(적당히 먹인 수준이라니... 입맛 참 까다롭군 그래) 다 먹었으면 약 먹자.
죽까지 먹였겠다, 약 먹기 전에 소화 시킬 겸 진현이랑 쉬는 것이 좋겠네요.
아픈 진현의 옆에 앉아서 진현을 바라보면 자꾸 그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햐과가 아플 때면 진현이 항상 당신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해주었죠.
당신의 손을 잡은 채, 잔잔한 목소리로...
조용히...
...
진현:... 햐과 누나.
아, 이런.
진현이 당신을 부르는 소리에 당신은 화들짝 놀라서 진현을 내려다봅니다.
그리고 곧 진현의 손을 꼭 잡은 채 멍을 때리고 있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나요?
무심코 시계를 보면 벌써 20분이 지나있었습니다.
이제 약 먹일 시간이에요.
햐과:(퍼뜩, 정신이 들고 상황 파악이 끝나면 머쓱하게 진현의 손을 놓아준다.) ... 미안, 잠깐... 생각할 게 있어서. (대신 머리 조금 쓰다듬어줬다.) ... 약 먹을까?
진현:아니, 뭐. 상관없는데... (꼼지락, 이불을 꼭 쥐곤... 이내 고개를 끄덕입니다.)
당신은 냉장고에서 해열제를 찾았습니다.
부루펜. 알약을 삼키기 힘들까봐 진현이 사왔던 물약이였죠.
이걸 진현에게 먹이게 될 줄 몰랐습니다.
부루펜을 가지고 침실로 돌아오면...
어라? 진현이 안 보여요.
아까까지만 해도 얌전하게 누워있지 않았나요?
대체 어딜 간 거죠?
분명 이 방 안에는 있는 것 같습니다.
햐과:(약 먹기 싫어서 숨었나...)
진현이 있을 법한 곳이.. 커튼, 침대 밑, 옷장인가요?
햐과:(슬금슬금... 가서 일단 옷장 열어본다!!) 이거 알약 아닌데~
옷장을 확! 여는 순간 먼지가 당신을 덮칩니다.
감기도 걸린 애가 이곳에 숨진 않았을 것 같아요.
햐과:(콜록콜록...)
가려져 있던 새벽 빛이 방안을 환하게 비춥니다.
... 하긴, 누가 숨어있으면 그림자가 졌었겠죠?
이곳에도 진현은 없습니다.
햐과:(침대 밑 더러울 텐데... 무릎 꿇고 앉아서...아래 들여다보진 않고 손짓으로 부른다.) ... 나와서 약 잘 먹으면 (음,) 남겨뒀던 사탕 있거든? 그거 줄게.
진현:... 사탕 필요 없는데. 단 거 안 좋아하는데.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을 하다 콜록거리며 기침합니다.) 약 안 먹어도 잘 나아. 원래 잘 낫는 체질이라고 다들 그랬단 말이야..!
햐과:그래도 약 먹으면 아픈 날이 반 정도 줄어들 텐데. 먹고 나면 당장 내일도 쌩쌩하게 움직일 수 있을걸? (음,) 그러면 내일도 나랑 놀다 헤어질 수 있을 거고...
진현:싫어어..! (잔뜩 짜증 난 투로 말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쿵, 하고 침대가 들썩거립니다. 짜증 내다가 그대로 머리를 박은 듯...) 진짜 약 먹기 싫어. 맛없는데... 약 먹으면 뭐가 좋은 건데? (콜록콜록.)
햐과:약 먹으면 당연히 덜 아프지. 친구들이랑 놀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나고. 아프면... 친구들이랑도 못 놀 걸, 병 옮기면 안 되니까. ... 나랑도 못 노는 거고. 그리고 이거, 오렌지 맛인데? 안 쓴 약이야. (이런 말이 통할까 싶긴 하지만...) 대신 나오면 네 소원 하나 들어줄게, 사탕 말고. 이런 건 어때?
진현:으... (당신의 말을 가만히 들으며 잔기침을 하더니, 이내 침대 밖으로 손을 내밉니다. 새끼손가락...) 솔직히 잘 모르겠어. 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 같은 게 애초에, 왜 있는데? (콜록.) 먹기 싫으면 안 먹는 거지... 그래도, 어제 햐과누나가 잘해줬으니까... 약속해주면 나갈게. 진짜 소원 들어주기로.
햐과:(후후, 짧게 웃는 소리. 내민 손가락에 손가락을 걸어 말아쥔다.) 그래, 약속.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다 해줄게. 그러니까 나와서 딱 한 숟갈만 먹자. 먹고, 내일 다 나으면 나랑 마저 노는 거야...
진현:(손도장까지 꾹, 찍고서야 엉금엉금 침대 밑에서 기어 나옵니다. 생각보다 깔끔한 모양새.) ... 약먹기 싫다는 게 소원이면 어쩌려고 약속부터 해? 누난 바보야.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작게 웃습니다.)
당신의 노력 덕인지 진현은 약을 어거지로 한입 먹습니다.
표정이 가관이네요.
햐과:(물도 한 잔 준다...) 그치만 약속 안 했으면 나오지도 않았을 거잖아. 원래 인상은 조금씩 손해도 보면서 사는 거야. (막이런다... 그래도 잘했다며 머리 좀 쓰다듬어주고...)
몸에 붙은 먼지를 탈탈 털어주자, 이불 속에 쏙 들어갑니다.
아무래도 약간 삐진 것 같습니다.
...
3번까지는 어찌어찌 해결했다 해도 4번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이해가 잘 가질 않습니다.
따뜻하게 해주기라니, 무엇을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햐과:(이불 덮고 재우기... 감이 잘 안 잡히는 것 같기도. 일단 이불 속에 들어갔으니 이대로 재우면 어떻게... 되지 않나? 바닥에서 일어나 진현 옆 침대 모서리에 앉았다.) 약 먹었는데 어때, 졸리진 않고?
진현:잠은... 안 오는데. (이불에서 빼꼼, 얼굴을 내밉니다. 뾰로통해진 얼굴에 붉은 뺨이 그래도 아침보다는 상태가 좋아 보입니다.)
당신이 문득 고개를 돌려 책장을 보면, 두꺼운 책 중 독보적으로 얇은 책이 하나 보입니다.
꺼내볼래요, 햐과?
햐과:(책장쪽으로 향해 얇은 책 하나 꺼내본다. 이런 걸 뒀었나...)
공무원 시험 풀이집입니다...
햐과:(아)
책이라도 읽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이 집에 그런 건 없습니다.
다른 이야깃거리라도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햐과:(이거 읽어주면 금방 잠들지 않을까?)
진현:(힐끔. 저게 뭐지, 하면서 떨떠름한 얼굴...)
햐과:이런 거 한번 들어볼래? (이러고 뒤돌아서 뭐 들고 있는지 보여준다... 문제풀이집.)
진현은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눈치입니다만...
어때요, 이거라도 읽어 줄까요?
옛날의 진현도 이런 책만 읽으면 소파에서 까무룩, 잠이 들었었죠.
햐과:(좀... 추억 돋는 기분이다...) 자, 이거 봐. 19번 문제 지문인데, (가)를 강화하는 것으로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제란다... '쿤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모두를 포함하는 과학의 발전 단계를 세 시기로 구분한다. 패러다임을 한 번도 정립하지 못한 전정상과학 시기, 하나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정상과학 시기, 기존 패러다임이 새 패러다임으로 교체되는과학혁명시기가그것이다.패러다임으모든과학자에게동일한연구방향및평가기준을따르게하여,연구의효율성을높이고과학의발전단계를성숙한수준으로...' (... ...)
당신의 풀이집 해설을 듣던 진현은 침대에 자리를 고쳐눕더니...
재미없다며 반응하던 목소리마저 점점 작아집니다.
... 진현이 그새 잠들었네요.
손을 이마에 가져다 대보면 아까보다 이마가 덜 후끈거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열제 덕분인가요?
아무튼 당신은 잠든 진현을 놔두고 거실로 나옵니다.
그리고 저녁도 주문합니다.
진현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주문할 건가요?
햐과:(진현이 좋아하는 걸로 주문하는 게 좋겠지...)
당신은 휴대폰으로 갈비탕과 잔치국수를 주문합니다.
이제 진현이랑 놀아주느라 쌓인 밀린 일을 할 시간이니까요.
당신은 노트북을 꺼내 거실 탁자에 앉았습니다.
근데 작업을 시작하려 하던 차...
아까 본 진현이 많이 꼬질꼬질한게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어제도 안 씻고 오늘도 안 씻길 수는 없어요!
다시 방으로 들어가보면, 진현은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머리라도 감겨야 겠는데요.
햐과:(하긴... 근데 방금 잠들었는데 밥 먹고 씻기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면 음식이 올 때까지만 일을 하도록 합시다.
햐과:(일 할 거 장난 아니다... 얌전히 앉아 일합니다.)
.
.
.
비가 오는 탓일까요? 40분 정도 지나 해가 떨어질 무렵,
띵동, 하고 벨소리가 울립니다.
음식이 온 모양이네요.
벨소리에 방에서도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진현도 마침 잠에서 깬 모양이에요.
햐과:(일단 음식부터 현관에서 안으로 들여놓고... 방문 천천히 열고 들어간다.) 일어났어? 저녁 시켜뒀어.
진현:... (훌쩍, 냄새라도 맡으려는 듯한 소리를 내지만... 그저 침대에서 뒹굽니다.) 뭔데..?
햐과:갈비탕이랑 잔치국수 시켰는데. (잠이 덜 깼군... 침대 옆까지 걸어가 상체 일으켜준다...)
진현:(당신의 도움을 받아 앉은 자세로 잠깐 멍때리더니... 이내 네 손을 잡고 침대 밖으로 나옵니다.) 먹을래...
햐과:(잠투정 부리네... 제 손을 잡으면 그대로 슬슬 거실로 데리고 나온다.) 앉아있으면 준비해서 갖다 줄게.
진현:(저벅저벅... 거실로 나와 식탁에 익숙하게 앉습니다.) ... 근데 나 뜨거운 거 못 먹는데.
햐과:(일단 포장부터 다 뜯고... 갈비탕은 뼈 발라서 가위로 조각 내 작은 그릇에 덜어놓고, 국수도 한 번 잘라 다른 그릇에 옮겨놓는다...) 그래도 감기걸린 것 같은니까 따뜻한 거 먹고 몸 덥히는 게 좋을텐데. (그리고 배달하면서 대충 식지 않았을까...)
진현:... (당신이 그릇에 더는 걸 보며 그릇을 손으로 잡아 온도를 느껴봅니다. 따끈따끈... 괜찮나? 힘겹게 코로 킁킁거리며 냄새도 맡아봅니다.) 언제 샀대. (꺼내준 포크 받아서 고기를 콕, 찍습니다.) 이번엔 햐과 누나도 같이 먹을 거야?
햐과:너 잘 때 시켜뒀지. 네 입맛에 맞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엔, 그 말을 듣고 그제야 '아' 하는 반응이 나온다.) ... 먹을 거야, 이번엔. (자기 몫의 수저까지 꺼내와 진현의 옆에 앉았다. 아기보고 밥 먹으라 하면서 내가 안 먹으면... 좀 그렇긴 하겠지. 국수 한 입 한다.)
진현:(옆에 앉는 당신을 보며 배시시 웃습니다. 포크로 찍은 고기를 가만히... 1분 정도 바라보다가 입에 넣습니다. 우물우물.) 있잖아, 우리 스승이 음식 남기면 지옥 가서 다 비벼 먹는 댔어. 이렇게 많으면 나 혼자 다 못 먹는 거 알잖아. (고기만 콕콕.) 그니까 누나도 같이 먹어야 안 남기지. 남기면 다 버리게? (냐아암. 입엔 잘 맞는 듯.)
햐과:(지옥에 가서 다 비벼 먹는다... ... 그러면 어제 남긴 음료도 비벼져있겠지... 같은 생각이나 하면서 국수 한 입 다시 먹었다.) 그럼 내가 안 먹으면 네가 나중에 다 갖다 먹어야겠구나? (조금 장난기 서린 말투...) 그럼 여기서 남기면 지옥가서 배부르게 살 수 있는 거 아니야? (같은 소리 한다...)
진현:아, 아닌데? (잘린 국수는 그릇째로 제 앞으로 끌고 와 마시는 듯이 먹습니다. 우물우물...) 내가 햐과 누나 지옥 가서도 비벼 먹지 말라고 도와주는 거거든? (고기 콱.) 누난 내 덕분에 음식 줄어든 거니까 나한테 잘 해야해. (냠냠... 먹는 속도가 점점 느려집니다.) 누난 맛있는 것보다 배 채우는 게 중요해? ... 윽, 그럼 나 이거 다 남길래. (진심;)
햐과:... ... 그냥 배불러서 그만 먹고 싶은 거면 그만 먹는다 얘기하면 되는데. (푸핫, 짧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그래. 덕분에 지옥 가서 맛있는 음식 먹겠네. 고마워서 어쩌지. (비교적 덜 섞인 음식이라면 맛있는 음식이 될까... 같은 생각이나 하곤.)(국수가 바닥을 보이면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진현:(뜨끔... 콜록거리며 기침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아니야, 햐과 누나 거니까 남기는 거야. 내가 이렇게 잘 해주는 사람 많이 없는데. 우리 스승한테도 이렇게 안 해준다? (일어나서 하나 남은 고기 콕, 집어 입에 넣고는 우물거리면서 거실을 활보합니다.) 이제 뭐해? 다시 자도 돼?
햐과:그래? 너무 고마운 걸. 그럼 내게 네 스승님보다 윗 순위인 거네? (농조...)(남은 음식은 다른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집어넣는다. ... 이렇게 쌓아두고 나중에 까먹지 않았으면.) ... 밥 다 먹었으면... 이제 좀 씻자. (빤히... 빤히...) 사람이 하루에 한 번은 힘들어도 이틀에 한 번은 꼭 씻어야하는 거거든...
진현:스승은 스승이야. 스승님이라고 안 불러. (확실한 강조를 주고, 거실 소파로 우다다 걸어가다 네 말에 멈춰섭니다.) ... 귀찮다. 씻으면 바로 자도 돼? 바로 자려고 했는데, 잠 다 깨게 생겼네... (... 킁킁.) 땀 흘려서 찝찝하니까 혼자 씻을래. 그럼 된 거지?
햐과:이런 건 또 칼 같네. 보통 스승보다는 '님'자르 붙여서 많이 말하지 않나... (알 수 없다...)(...) 어, 씻으면 자도 돼. 근데 안 씻으면 씻을 때까지 옆에서 잔소리 하려고. (막이런다...)(흠.) ... 혼자 머리까지 잘 감을 수 있어? (왠지 걱정이 드는 건 기분탓일까...)
진현:흥... (말하기도 싫은 듯한 얼굴로 입 삐죽 내밀었다가, 욕실로 이동합니다.) 아, 알았어. 그냥 씻을게. 그럼 음... (머리 복삭복삭 만져봅니다.) 머리만 감겨주면 혼자 씻고, 어... 양치도 혼자 할 수 있어. 그렇게 말할 거면 도와줘.
햐과:(생긋...) 그래, 잘 생각했어. 머리 혼자 감아본 적 없으면 그냥 감겨달라 하는 게 낫지. (따라서 욕실 쪽으로 이동하고...) 고개 숙이면 감겨줄게. (샤워기 잡아서 물 틀고, 물 온도 맞추고...)
진현:혼자 잘 감는데... 오늘은 힘들어. 아프잖아. (삐죽. 욕실에서 고개 푹 숙여서 대고 있습니다.) 머리만 감겨주면 칫솔에 치약만 짜주고 나가.
햐과:그래, 오늘만 해 주는 걸로. (순순히 잘 숙이는군... 온도 맞춘 물로 머리 샴푸에 컨디셔너까지 박박 해준다... 마지막으로 칫솔에 치약까지 짜주고 나가기.) 꼼꼼하게 씻고 나와야 한다~ (잔소리...)
당신이 나가고 10분 정도 욕실 앞에서 기다리면...
이내 동물잠옷으로 갈아입은 진현이 머리에서 물을 뚝뚝 흘리며 나옵니다.
진현의 몸의 물기를 닦아주고, 머리에 수건을 감아주면 한껏 뜨끈해진 진현이 만족한 듯한 얼굴이 됩니다.
햐과:(욕실 안에서 드라이기 찾아 코드 연결하고, 바람을 튼다. 따뜻한 바람으로 제 앞에 세워둔 진현의 머리를 이리저리 말리고... 점점 보송보송해지는 머리...) 머리가 짧으니까 금방 마르네. (5분도 안 걸린 것 같다...)
확실히 어린 아이라 그런지 빨리도 보송해집니다.
... 억지로 씻으라고 욕조에 들이밀고, 축축해진 상태로 나왔던 진현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쉬운 일이죠.
어느 덧 시간이 9시를 넘어 10시에 가까워집니다.
당신이 잠들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지만, 어린 아이는 이제 잘 시간이에요.
오늘도 같이 한 침대에서 잘까요?
진현을 내려다 보면 당신의 옷소매를 꾹 붙잡고 있습니다.
햐과:(응석받이구만...) 가서 자자. 오늘도 옆에서 자도 돼. (가자, 가자~ 하면서 제 방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진현:... 햐과 누나도 같이 자야 해! 나 혼자 안 잘 거다, 진짜로? (방에 들어가자마자 도마뱀 인형도 품에 데리고 와 침대 한 쪽에 눕습니다.)
햐과:(천천히 그 옆에 앉아 등을 침대 헤드에 기댄다.) 알았다니까. 내 방인데 내가 여기서 자야지, 어딜 가서 자. (그리고 얼른 자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원래 어린이들은 일찍 자야돼. 그래야 키도 크고...
진현:... (가만히 쓰다듬을 받다가 당신을 꼭 안습니다.) 햐과 누나가 쓰다듬어 주니까 좋다. 근데 있잖아... 어제처럼 안아주면 안 돼? 어제가 더 편안해서 좋았는데. (...) 응? 누나 말대로 일찍 잘테니까, 그때까지만... (부비적.) 아니면 같이 안 잘래...
햐과:흠, 어떻게 할까~ (일부러 말꼬리를 늘렸다. 괜히 뜸 들이다 알았다며 제대로 다리를 잡고 누워 당신을 꼭 안는다.) 이러면 잠 잘 올 것 같아? (등 토닥였다.) 일찍 잔다니까 안아주는 거야~ (생색은...)
진현:(당신이 제 등을 토닥거려주는 손길을 느끼며, 품에서 작게 웃습니다.) 누나한테 오길 잘한 것 같아. 나 진짜 다음에도 놀러 올래. 집에 있는 것도 좋은 데, 가끔은 햐과 누나랑 둘이 노는 것도 재밌을거야. (히히.)
토닥토닥. 적막한 방 안을 채우는 소리는 두 사람의 말소리도 조용하게 만듭니다.
따뜻한 온기에 당신도 슬슬 잠이 오는 것 같아요.
오늘은 당신도 진현과 함께 일찍 잠드는 건 어떨까요?
두 사람의 밤은 따뜻한 온기와 함께 조용해져갑니다.
잘 자요, 햐과. 내일 만나요.
.
.
.
당신은 눈을 뜹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어제까지 있었던 일이 꿈만 같습니다.
너무나도 고요하고 조용합니다.
햐과:(... 조용하다. 아무것도 없다. '아무도' 없다.) ... 진현. 또 어디갔어? (... 입술 물었다.)
정신을 차리려고 한 발짝 걸으면, 백색소음처럼 들려오는 빗소리만 아릿하게 귓가를 맴돕니다.
진현을 찾아 거실로 나갈까요?
햐과:(거실로 나간다. 이미 일어나 움직인 건가? 그렇다기에는, 기분이, ...)
흐릿한 시야를 바로 잡아 거실로 시선을 두면...
의자에 앉아있는 건...
어라?
진현입니다.
어린 진현이 아닌 당신과 평생을 지내기로 약속한 그 진현입니다.
진현은 당신을 쳐다보면서 말합니다.
진현이 당신을 부릅니다.
햐과:(... ... 눈도 깜빡일 수 없다. 깜빡이면 당신이 사라질까. ... 한 걸음 당신 쪽으로 걸어간다.) ... 진현, 당신, 당신은, (...) 어떻게 여기 있습니까? ...
다가가고 싶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시야는 점점 어둑해지고, 속은 메스꺼워집니다.
진현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퍼지고...
고개를 들어서 흐릿한 이성을 간신히 잡아보면...
그 순간 느껴지는 두통과 함께 눈을 번쩍 뜨면,
진현:햐과? 햐과 누나?
온 몸이 식은땀으로 가득 덮힌 자신과 옆에서 당신을 흔들며 울먹거리는 어린 진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까 그 일은 꿈이였나요?
소름끼치는 꿈이였네요.
며칠 째 내리는 빗소리만 귀에 꽂혀옵니다.
당신은 그 기분나쁜 꿈을 뒤로한 채 울먹거리는 어린 진현을 달래주어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햐과:아, 이, 이건, (반사적으로 빠르게 상체를 일으킨다. 숨을 하나씩 골라가며 말을 떼는 것이라고느) 걱정했어? 미안해, 별, 별거 아니야. 괜찮아. 정말로. (당신의 머리 잡고, 품에 안는다.)
진현:(당신을 꼭 껴안고는 품에서 훌쩍거립니다.) 누나, 진짜 자면서 식은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나 때문에 아픈 거 아니지? 내가 자꾸 떼만 써서...
햐과:아냐, 정말 아니야. 그냥... 꿈자리가 안 좋았어서 그래. 나 멀쩡해. 봐봐. (품에서 천천히 떼어내어 애써 웃어보인다. 정말, 괜찮다고 거듭 반복하면서.) 그러니까... 너 때문 아니야. (아니야, 정말로. .... 정말?)
진현을 토닥거려주면 불안한 생각이 뇌리에 스칩니다.
지금 이 진현이 언제까지 당신의 곁에 있을까요?
생각해보면 모든 일이 이상합니다.
지금까지는 그리움에 미쳐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갑자기 어린 진현이 나타났다니요.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머리가 또다시 아파옵니다.
몽롱한 이 기분을 붙잡고 생각합니다.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
그런데... 지금 자신의 몸이 왜 이렇게 뜨겁죠?
햐과:
아, 아무래도 진현에게서 옮은 것 같습니다.
서랍장을 뒤져 체온계로 열을 재보면 자그마치 38.5도.
꽤나 심각한 몸살이 도진 것 같습니다.
일어날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진현에게 혹시 열이 옮을까 약간 옆쪽으로 밀어놓은 채 침대에 다시 누운 당신은 흐릿한 시야에 담긴 진현만 쳐다본 채 슬 눈을 감습니다.
눈을 감으면 손에는 따뜻한 감촉이 느껴집니다.
부들거리고 작은... 손인가요?
따뜻합니다.
나른하게 잠이드는 당신의 귀에 무언가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햐과:
무언가 말소리가 들리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습니다.
...
..
.
잠이 든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이마에 차갑고 축축한 촉감이 느껴집니다.
반사적으로 이마에 손을 가져다대보면,
이건... 물수건인가요?
햐과:(진현이 올려놓은 건가? 괜찮다 했는데 아닌 것 같아 보였나...)
그런데...
어설프게 꾹꾹 짠 물수건이 아닌 꽉 눌러 짜 올려둔 물수건.
고개를 돌려보면 서랍장 위에 아직까지도 따뜻하게 김이 올라오는 죽.
그리고 평소와 다른 방의 따뜻한 온기.
벌떡 일어나려 하면 누군가의 바쁜 손길이 당신의 기상을 막아섭니다.
그 손길을 따라가면...
어? 진현이에요.
어린 진현이 아닌, 당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진현이 당신을 막아서고 있어요.
벌떡 일어나서 진현을 어안이 벙벙한 눈으로 쳐다보면, 진현은 멀뚱멀뚱 당신을 쳐다보다가 말합니다.
진현:열이 38.5도라니, 괜찮아요? (자연스레 널 막은 손을 네 이마로 가져다 대 손을 대봅니다.)
말이 필요한가요?
당신은 눈을 한번 비빕니다.
그리고 다시 진현을 쳐다봅니다.
영원히 돌아올 것 같지 않았던 진현이 당신의 곁에 돌아왔습니다.
다시 돌아왔어요.
그런데...
그 어린 진현은 어딜 갔나요?
햐과:... 당신이 어떻게 여기 있습니까? 그리고, 분명 어린 당신처럼 생긴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주변 둘러보기만...)
진현:어린아이... 라고요? (널 가만히 바라보다... 옆에 올려놨던 죽을 제 앞으로 가져와 한 숟가락 퍼서, 네 입 앞에 가져다줍니다.) 많이 아픈 가봐요. 이상한 소리나하고... 이곳에 어린아이가 올 일이 있나요?
햐과:아니, 진짜였다니까요. 이만하고, (자신의 어깨 부근을 손으로 재어보면서.) 머리는 짧고, 눈은 녹색의 아이가... (...) 이상한 소리라고 한다면, 당신도... (... ...) 당신은 죽었지... 않습니까.
진현:... (죽을 그대로 옆에 내려다 놓곤,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엉망이 된 네 머리를 귀 뒤로 쓸어 넘겨주고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요즘엔 제가 그런 생각 안 하는 거 누구보다 잘 알면서... 아직도, 그런... 그런. 꿈을 꾸시는 건가요?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당신을 바라보는 눈이 점점 올망해집니다...)
햐과:(그런 꿈이라니. 꿈? 어느 쪽이 꿈이지?) ... 그 모든 게 다 꿈... 이라고요. (하. 깊은 한숨과 함께 무릎을 세워 고개를 파묻었다. 무슨 마음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제가 지금 안도하고 있나, 불안해하고 있나.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면 대체 누가 아는가.)
진현:(네가 진정하는 것을 그저 가만히 기다립니다. 이후에 제 눈가에 닿는 온기에 그제야 입을 열고 잔뜩 울먹거리며 말을 이어 나갑니다.) ... 대체 무슨 꿈을 꾼 건진 모르겠지만, 물어보지도 못하겠지만... 햐과 꿈에 제가 나온 것 같은데... 그렇죠? (...) 무슨 꿈을 꾸었든, 앞으로 제가 잘할 테니까 아프지만 말아요. 그동안 고생 많이 했잖아요. 이제 바쁜 일도 다 끝났고, 같이 잘 살기로 했으면서요... 그런데 햐과 몸이 이렇게 아프면, 다 내 탓인 것 같아...
햐과:(... 차라리, 정말 모든 게 꿈이었다면 좋겠다. 당신을 잃는 경험을 부정하고 싶은 것이다. 좋지 못한 일은 넘기고 싶다는, 그런 약하고 안쓰러운 마음.) ... 무엇을 또 당신 탓을 하십니까. 당신은 이따금 모든 문제의 원인을 당신에게 몰고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컨디션 관리도 실력이라는 말이 있는데. ... 안 좋아졌다면 제 탓이거니 해야 한다는 말이다. ... 당신이 잡은 그 손을 제쪽으로 당겨 당신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진현:하지만... 제 탓이 아니면 무어라 해야 합니까? 그저 괜찮다, 그런 말 한마디로 어떻게 이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있습니까. 그러게 평소에 잘했어야지, 하는 그런 말조차도 당신에겐 할 수 없어요. 제가 어떻게 당신을 탓하고, 당신을 다그칠 수가 있나요... (제 옷소매로 흐르는 눈물을 꾹꾹 눌러 닦고는, 당신에게 옅게 미소 지어 보입니다. 네 온기가 제 이마에 닿았을 때는 소리 내 웃기도 했고.)
햐과:그러나 모든 것을 당신의 탓으로 돌린다면, 언젠가는 당신이 무너질 겁니다. (...) 당신을 부수는 것이 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화가 날 때에는 마음껏 분노하고, 억울할 할 때에는 마음껏 원망하십시오. 그래주신다면... 저는 무척 기쁠 겁니다. (그리고 이것 보십시오. 이제 괜찮아 보이지 않습니까. 당신이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있듯이. 목소리에 들어간 힘은 적으나 못해도 격려 정도는 될 수 있을까, 싶은 말.)
진현:... 햐과에게 기대려고 하는 말이 아니고요, 저는 햐과가 저랑 같이 있어 줘서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거예요. 당신이 원하는 대로 제가 다른 사람에게 화내고, 원망하기에는 아직은... 먼 길입니다. 그럼에도 그때까지 제 옆에 있어 주실 거잖아요? 그러니까... 햐과가 옆에서 제 이정표가 되어주세요. (... 하하, 머쓱하게 웃습니다.) 우습게도 이것이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에요. 그러다 보면 언젠간... 당신 말대로 기뻐하며 환하게 웃어주겠죠? (라며 네 손에 제 뺨을 한 번 더 부비적거리곤 손을 내려줍니다.)
햐과:얼마든지. 당신이 원한다면 어디까지나 곁에 있겠습니다. (당신이 그렇듯, 당신이 있어 제가 무너지지 않는 것이므로. 당신의 사랑이 있는 한, 저는 어디까지나 당신과 함께일 것이니. 당신이 손을 놓으면 그대로 다시 자리에 늘어지게 눕는다. ... 괜히 꿈 속에서의 당신이 떠오른다. 지금을 기회 삼아 응석을 부리던...) 그러니 지금은 제 곁에 있었으면 합니다. (자신 옆을 툭툭... 친다.) 오늘만큼은 어린 아이처럼 굴고 싶어서.
진현:하하, 오늘따라 유독 상냥하십니다. 이전엔 이런 적 한 번도 없으셨으면서. (그러곤 네 옆자리에 느리게 몸을 뉘입니다. 당신 옆에서, 늘 시선을 맞추며... 늘 보던 그 얼굴로 미소 짓습니다.) 오늘만큼은 다 받아드릴게요.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선 무엇이든.
당신은 진현의 말을 듣고 마냥 미소짓습니다.
이튿날 동안 꿈을 꾼 걸까요?
웃음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만은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현은 당신에게 다시 돌아왔어요.
진현을 한번 껴안아보면 따뜻한 사람의 체온이 느껴집니다.
열이 옮으면 어떡하냐며 당신을 떨어트려놓는 진현을 보고 마냥 웃습니다.
당신을 보고 정말 어린아이 같다며 웃는 얼굴이 아직도 어린 진현과 겹쳐 보입니다.
창문을 보면 사납게 내리던 비는 부드러운 보슬비가 되어 내립니다.
당신이 슬쩍 창문을 보면 진현도 창문을 같이 보면서 한마디 중얼거립니다.
진현:비 오는 날은 조용해서 좋아요... 햐과만 나으면 같이 비 오는 날 카페나 갈까요?
햐과:당신과 함께라면 뭔들 싫겠습니까. ... 힘내서 나아야겠군요.
진현은 그런 당신을 보곤, 머리를 쓸어주네요.
... 어린 진현이가 지낸 작은 꿈은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면서 앞으로도 행복하게 지내길.
엔딩 보상 : KPC와 PC 이성치 2d6 회복
준비가 된 탐사자는...



... 야옹. 출발이나 합시다.





(... 날씨부터 우중충하다. 누구 마음이라도 대변하려 저러는 것일까. ... 습하고, 축축하고, 기분 나쁘고...) ... 어휴. (한숨 깊게 쉬며 상체를 다시 일으켰다. 이불 밖으로 겨우 나와 스트레칭.)




(일...단, ... 어느 간 큰 녀석이? 천천히 침대까지 다가가서... 이불 들추기보다 위에서 눌러 제압한다,) 뭐 하는 놈이야?


(볼 세게 꼬집었다. 미친...건가?)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4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럼 밥부터 먹을까? (집에 남아있는 게......... 있었나? 대충 단백질 채우는 용으로 닭가슴살 갖다 놨던 것밖에 기억이 안 난다.)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주문하고, 카드까지 꽂고... 주문 완료했다.) 가서 앉아있으면 들고 갈게.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눈을 꾹, 감고 미간을 찡그렸다. ... 그냥, 번호가 불리기를 기다리자. 나오면 받아서, 자연스레 자리로 가고. 음료를 마시고...)


(난, 그러니까, 이제 모든 일일 잘 풀릴 줄 알았다. 내게 부족한 것이 어디 있었겠는가? 나쁘지 않은 형편,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생각한 관계, 그 모든 것이 나쁘지 않았다. 좋았다. 세상은 어떻게, 이리도 쉽게 가진 것을 앗아가는지. 내가 너무 행복해 보였나 보지? 웃기는 소리다. 그러게 왜 그렇게 쉽게 내 곁을 떠났어. 그 순간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했어? 탓하는 것, 질척이는 것, 전부 이 세상에 없는 사람에게는 문제도 아닌 일이다. 그 사실이, 참 공허하더라.)
(진현을 따라 턱을 괸 채로 바라본다. 제 음료는 손에서 녹아가고 있더라도.) 맛있어? 이것도 먹어. (티라미수를 당신 쪽으로 밀었다.)

... 엣추. (결국 재채기에 엉망진창이 되어비린 쟁반...)

... 그래도 맛있거든? 너 먹으라고 산 거니까... 다시 잘 먹어봐. 제대로만 먹으면 최고의 맛인 게 티라미수거든. (주관적인 발언,)






(장난감 가게...쪽으로나 가볼까. 그쪽으로 이동한다...)

... 뭐 갖고 싶은 거 있으면 가져와볼래?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 방송. 미아 찾기... (걸음을 돌려 고객센터 쪽으로 향한다. 다리가, 계속, 무거워진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반사적으로 올려 속도를 낸다. 이대로 또 사라지는 건 아지잖아. 제발...)









(... 다시 눈을 감고 미간을 찌푸렸다 편다.) ... 저 옆에 옷가게도 하나 있던데. 거기도 구경하러 가볼래?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없으면 결제하러 가도 괜찮을 것 같고.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3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0 |
| 판정결과: | 실패 |

(브로콜리... 해외 드라마 같은 거 보면 아기들은 잘 안 먹던데 괜찮나? 식감도 물컹거릴텐데. 죽에 파프리카 넣는 건 나...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다)
(어쩔 수 없다... 감자당근죽이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럼 이번에는 커튼 뒤... 확 걷어본다.)



그런데 약 안 먹으면 내일도 침대에 누워있다 가야할 텐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실패 |
(아기들 심리를 모르겠다...)











원래 공부가 최고의 수면제랬는데.


(기운 내라고 갈비탕? 어차피 뼈는 다 발라서 잘라줄 생각이었고. 아프니까 따뜻한 게 좋겠지.)
(잔치국수...까지 해서 시키면 적당하지 않을까? 남으면 냉장고에갖다박아놓고...)


(타닥타닥...)







(맞다... 식기 칸에서 포크도 꺼내다준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몸도 제대로 못 챙기고... 죽 사놨으니까 먹고 약 먹어요.





(... 당신쪽으로 고개 돌렸다가,) ... 아니, 괜찮습니다. 괜찮을 겁니다... (아마도. ... 손가락으로 당신의 눈가를 가볍게 쓸었다.) ... 걱정하셨습니까?

(눈 끝에 맺힌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집니다. 네 손을 잡고선 제 뺨을 네 손에 기대어 널 바라봐.) 전 언제나 당신 생각뿐이에요. 안 그런 날이 있었나요?

그런 날이 있다면 거짓이긴 하겠으나... (작게 웃었나.) 괜히 마음 졸이게 한 것 같아 미안합니다.

아니에요, 미안해요... 이제 잘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픈 모습을 보니까 괜히... (... 힐끔.) 이제 좀 괜찮아 보이는 데, 정말. 일어나자마자 이상한 소리한 거 아시죠? (하하.)

... 이상한... 소리였습니까. 그리 여기신다면 문제는 없겠습니다만... (... 꿈을 오래 꾼 기분. 헤어나오기 버거울 정도로.)

무슨 꿈을 꾸었는지, 햐과만 괜찮다면 다음에 들려줘요. 지금은 감기가 낫는 게 제일 우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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