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오 ] Hold our Breath

Hold Your Breath

W. 12

 

 

2022-8-6

 

KPC. 키마이라

PC. 이다해

 

 

*접힌 부분을 펼치면 내용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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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되었으면 이번에도 야옹~ 해주세요~
 
이다해:.....야....옹.
 
깜찍해.... 그럼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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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12
 
2022. 08.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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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깜빡. 오래 감겨있던 듯 뻑뻑한 눈을 뜨면. 흐린 눈앞에 천천히 세계가 구축됩니다.

온통 하얀 사방과, 정면에 보이는 열린 검은색 문.

본래보다 한참이나 높은 듯한 시야…
모든 것이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목을 조르는 손길마저요.
...손길?
피부에 선연하게 닿는 뚜렷한 감각… 매끄럽고 차가운 촉감에 점차 질려가는 숨.
 
:떨쳐내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 해도, 어째서인지 온 몸이 굳은 듯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겨우 그 감각의 근원지를 향해 시야를 내리면,
뜨거운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어떤지 낯선 키마이라와 눈이 마주칩니다.
아니, 낯설은 모습의 키마이라, 라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겠습니다.
자신이 쥐고 있는 당신의 목을 한 번, 자신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을 한 번 바라본 키마이라는 가볍게 웃으며 묻습니다.
 
키마이라:이다해...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니?
 
:손에 준 힘을 풀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그는 숨이 졸린 기도로 무슨 소리라도 뱉어보라는 듯 당신을 채근합니다.
 
이다해:(부족한 숨을 낭비할 수도, 낭비할 생각도 없기에 그저 당신을 바라봅니다. 왜 이런 곳에서 또다시 죽어가고 있는지, 그 근원은 어째서 당신이어야 하는건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지만 증오하던 이를 몰라볼 리는 없습니다.)
 
키마이라:(하하... 어쩐지 풀린 동공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래, 그런 눈으로 바라봤었지... 다시 생각납니다, 다행히도.) 하, 하하! 그래, 말할 틈도 안 줬나? 내가 너무하긴 했지, 그렇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오랜만인데... (정말 약간, 당신의 목을 누르는 손에 힘을 뺍니다. 그래, 할 수 있다면 어디 해봐.)
 
이다해:(이 여유로운 태도도, 다시 뜬 눈 앞에 있는 게 당신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순순히 말을 들을 것 같나요. 여전히 형태를 갖추고 뱉어지는 말은 없고, 일그러졌을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입니다.)
 
키마이라:... ... 왜. 왜 웃는 건데, 또 무슨 말을 하고 사라지려고! (이렇게 소리치는 것도 이제는 어색합니다. 목이 갈라지고, 비릿한 맛이 느껴지는 것도 같습니다. 하... 깊게 한숨을 내쉬고.) ... ... 역시 실패겠지. 부질없어, 정말... (어깨를 축 늘어뜨립니다. 표정 하나 없는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을 하라고 시키다니, 나도 미쳤지.
 
이다해:(사라진다느니, 실패라느니... 제가 사라지면 좋아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었던가요? 뭘 바라기에 말을 시킨 건가요. 뭘 하고 싶어서 죽이지도 않은 채로, 목을 쥐고... 끝에 천천히 입을 엽니다. 달리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나,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당신의 손에 죽을 수는 없어요.) .........뭘, 바라는, 겁니까.
 
키마이라:(... ... 뭐? 제 귀에 들리는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듭니다.) 너, 방금 뭐라고... ...
 
:당신의 말을 듣자.
...웃고 있던 키마이라의 표정이 어그러집니다.
그리곤 당신의 목 부근에 대고 있던 손을 떼고,
두어 걸음 비틀거리며 당신에게서 물러납니다.
 
키마이라:(... ... 조금 떨어져 당신을 바라보더니, 일그러진 얼굴로 말을 잇습니다.) 아니, ...실패작일텐데, 어떻게 말을... 심지어 저렇게 정확하게?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헝클어뜨립니다.하, 하... ... 곤란하다는 듯 허탈하게 웃어요.)
 
이다해:(놓인 목을 붙잡고서 숨을 몇 번 몰아쉽니다.) ...실패작이고 뭐고... 대답부터 하십시오. 뭡니까, 이건...
 
키마이라:(... 흘끔, 다시 바라봅니다. ... 그러더니 이내 다시 눈을 돌려요. 한숨 푹 내쉬고...) 들어봤자 뭐하게, 어차피 곧 못 움직이게 될 텐데. ... 하, 지금 이게 문제가 아닌데... (건성으로 답하고는, 손톱을 잘근, 씹습니다. ... 당신이 여기 있다는 것을 모를리가 없을 텐데도.)
 
이다해:곧 죽어도 알고 죽으려고 그럽니다. 실패작에게 한 마디 해주는 게 그리도 어렵습니까?
 
키마이라:그래, 어렵다. 곧 죽으니까 알 필요도 없지 않나? (한숨... 쉬고는 인상을 조금 풀어냅니다.) ,,, 그래도 오랜만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듣는 것 같긴 하네. 무뎌지게 된다는 건 아쉽지만. (...) ... 왜 아직까지 멀쩡한 거지?
 
이다해:멀쩡하니 마음에 안 듭니까? 망가지길 바라는 것처럼...(아니, 당신은 항상 그래왔겠지만...) 곧 죽는 거랑 당장 죽는 거랑 같습니까. 아직 숨이 붙어있으니, 제가 서 있는 이유를 알아야겠다고요.
 
키마이라:하! 내가 망가지길 바랄 리가. 그렇다면 이러고 있을 이유도 없는데... (...) ... ... 정말 이유가 궁금해? 뭐, 그럼... (그리고는, 뒤를 돌아 문 쪽으로 걸어갑니다.) ... 만약 네가 시간이 지나도 괜찮다면... ...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날 찾아와. 그럴 용기도 없다면 뭐... 여기서 알아서 끝내던가.
 
:그리고, 당신이 채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서.
키마이라는 미묘한 표정으로 열려 있던 검은 문 밖으로 나가 버립니다.
 
이다해: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시야가 흐릿한 탓에 제대로 표정을 분간하기가 어렵습니다.
도대체... 방금까지 무슨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요?
일단 확실한 것은, 당신이 기억하는 모습의 키마이라와 다르게 생겼다는 겁니다.
머리칼도, 입고있는 옷도 마지막 기억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목소리나 표정, 얼굴은 확연하게 그가 맞음에도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무언가가 어긋난 기분입니다.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시 몸을 움직여보면,
키마이라의 말과는 달리… 아까보다 몸이 부드럽게 움직여집니다.
무뎌질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하여간, 드디어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정신이 들자 비로소 상황이 제대로 눈 안에 들어옵니다.
 
:당신은 흰 의자에 등을 깊게 기댄 채 앉아있습니다. 바닥이며 벽은 모두 정갈한 하얀색이고, 키마이라가 뛰쳐나간 만이 검은색으로 칠해져 활짝 열려 있습니다.
키마이라는 검은색 문을 따라 자신을 찾아오라고 했죠.
 
…툭 툭…
그리고, 어디선가 툭툭, 작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다해: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이 소리는 천장에서 나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당신이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면,
...천장이 존재하고 있는걸까요?
어쩌면 이 곳은 천장 없이 개방되어 있는 방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무수한 별들이 인공적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높고 아득한 불빛의 밤하늘이 보입니다.
 
툭, 툭...
다시 툭, 툭 하는 소리가 들려오면,
 
:수많은 별들이 박혀있는 하늘의 한 켠이 빠른 속도로 빛을 잃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툭, 툭 하는 소리에 맞춰 수십개의 빛들이 꺼지고, 켜지는 것이 반복됩니다.
 
이다해: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1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것을 한참 지켜보고 있자면,
그 검은 천장 사이에 더 검은 부분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원 형태의 부분로, 천장의 중앙 부분에 위치합니다.
당신이 그 부분을 응시하자, 마치 인식이라도 한 듯 그 부분이 가운데로 벌어져 열리더니,
높은 천장으로부터 종이조각 하나가 팔랑팔랑 떨어집니다.
 
이다해:(종이 읽어봅니다.)
 
:종이조각을 잡으면, 앞면에 이렇게 쓰여져 있습니다.
「 O 」
뒷면에는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습니다.
... 천장을 제외하고, 이 방 안은 당신이 앉아있는 흰 의자 외에는 다른 어떠한 사물도 놓여있지 않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이 방 안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선을 내리고 나면, 열려있는 검은색 문만이 눈에 띕니다.
 
이다해:(이런 곳은 왜 존재하나... 검은색 문으로 나가봅니다.)
 
:...
 
BGM:https://www.youtube.com/watch?v=g2-r2muILus
문을 향해 나가면, 바깥은…
사방의 벽면이 모두 전신거울로 이루어진 길다란,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거울이고 벽인지 알 수 없는 복도입니다.
천장의 밝은 조명이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선명하게 비춥니다.
 
:복도의 양 옆에는 정장을 갖춰 입고 머리에 투구를 쓰고 있는 [마네킹]들이 열과 줄을 맞춰 즐비합니다.
긴 복도의 끝에는 다시 검은색의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이다해:(거울 살펴봅니다.)
 
:거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방에 배치된 탓에, 단순히 곧은 직선의 복도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으로 사물들이 반사되어 보입니다.
당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어쩐지… 이질적입니다.
남의 옷인듯 품이 미묘한 하얀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도 그러니와.
목에 시퍼런 멍이 들어 있으니까요.
 
:손자국 모양입니다. 아까 키마이라가 조르면서 생긴걸까요?
하지만 아까, 목이 졸릴 때에 숨이 막히는 것 이외에 아무런 아픔도 느끼지 못했는데…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목을 거의 죽기 직전까지 졸린 사람처럼 보입니다.
 
이다해:(목 한번 쓸어내리고... 마네킹 살펴봅니다.)
 
:마네킹은 긴 복도에 총 열 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모두 턱 끝부터 발 끝까지 단정하게 가린 검은색의 수트를 입고 있군요.
체구는 약 5.8피트 정도입니다.
 
이다해: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투구가 화려하다는 것 외에, 별다르게 눈에 띄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다해:(그런가... 복도 끝에 닫힌 검은색 문을 열어봅니다.)
 
:문은 아주 단단해보이나 잠금장치는 보이지 않습니다.
문의 표면에는 고급스러운 필체의 금박으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 Memoria 」
 
이다해:(열어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눈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거대한 서재가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는 대체, 어디인 걸까요?
기묘한 공간들만 이어진다는 의문이 머리에 스치는 순간,
방의 정 가운데에 마구잡이로 흩어진 하얀 종이 더미를 밟고서,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서 있는 키마이라가 보입니다.
 
:키마이라는 손에 든 책을 읽다가,
문득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바닥에 흩어진 종이 더미를 빠르게 긁어모아 손에 쥐더니, 읽던 책을 움켜쥐고서 곧장 열린 검은색 문 뒤로 들어가버립니다.
 
찰칵,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리며. 당신은 또다시 이 거대한 서재에 혼자 남겨집니다.
 
이다해:(...저렇게까지 피할 필요가 있나. 주변 둘러봅니다...)
 
:서재는 말 그대로 거대합니다.
당신의 키의 몇 배에 미치는 [책장]들이 즐비하고,
바닥에는 고급스러운 검은색의 [러그]가 깔려있습니다.
천장에는 환한 샹들리에 디자인의 조명이 광대한 서재의 곳곳을 밝힙니다.
당신이 서 있는 서재 입구의 맞은편에는, 그가 들어가며 잠긴 [검은색 문]과 그 옆에 위치한 [책상]이 보입니다.
그리고 높은 천장의 한쪽 벽에 금색의 거대한 [시계]가 돌아가며, 차칵, 차칵 소리를 냅니다.
 
:책장의 빈칸 곁에 [방향제]가 놓여 있지만, 어째서인지 아무 향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다해:(책장 살펴봅니다.)
 
:아주 커다란 책장들입니다.
그에 반해 꽃혀 있는 책의 크기는 일반적입니다.
책들은 아주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지만, 중간중간에 튀어나온 책들이 보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본 책일까요?
 
이다해:(튀어나온 책 중 가까이 있는 책 하나 뽑아서 읽어봅니다...)
 
:'Myth'라는 단어가 앞머리에 붙은 책입니다만, 그 뒤의 언어는 읽을 수 없습니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아도 비슷합니다.
이제는 사투리가 된 옛날의 각국의 언어와 알 수 없는 언어가 섞여있습니다.
번역도구가 있다면 좋을 텐데요.
 
이다해:(으... 다시 집어넣고 러그 살펴봅니다.)
 
:부드러워 밟을때마다 푹신거리는 듯한 러그입니다. 아주 두껍습니다. 양털로 만든 것 같아요.
 
이다해:(뒤집어봐요...)
 
:러그를 뒤집어본다면...
러그의 아래, 바닥에는 문 모양의 빗금이 그려져 있습니다.
빗금 안만 검은색 타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다해:(열 수 있나? 꾹 눌러봅니다.)
 
:열리지 않습니다. 다른 곳에 열 수있는 장치가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이다해:(책상 살펴봅니다...)
 
:고급스럽고 튼튼해보이는 책상입니다.
손이 많이 닿았던 것 같이 어지럽혀져 있지만, 넓은 탓에 크게 티나진 않습니다.
이리저리 어질러진 악필의 메모지들과 함께, [두꺼운 노트 한 권] [알 수 없는 기계 장치], 그리고 책상의 하단에 커다란 [서랍]이 하나 보입니다.
 
이다해:(두꺼운 노트 살펴봅니다.)
 
이다해: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이것은… 메모장일까요? 눈에 띄게 많이 살펴본 페이지가 저절로 펴집니다.
+핸드아웃 추가
노트를 보다보면, 얼떨결에 뒷장까지 페이지가 넘어갑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핸드아웃 추가
... 키마이라의 필체에 당신을 향한 알 수 없는 집착과 약간의 광기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다해:(기계 장치 살펴봅니다.)
 
:생전 처음보는 모양의 기계입니다. 투명한 원의 뒤로 금속 휠들이 잔뜩 달려 있습니다.
기계 장치의 아래에는 구겨진 메모지 하나가 깔려 있습니다.
 
이다해:(메모지 살펴봅니다.)
 
:사용법 : 알 수 없는 언어를 원 안에 비추면 번역한다. 알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준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이다해:(필요한 건가... 챙겨갑니다.)
 
:기계장치를 챙겨가나요?
 
이다해:(네.)
 
:좋아요... 기계장치를 챙겼습니다.
 
이다해:(서랍 열어봅니다.)
 
:서랍을 열면, 그 안에는 펜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잉크펜입니다.
그 많은 잉크펜의 ⅔ 정도는 이미 다 쓰여 빈 쓰레기들입니다. 나머지는 사용할 수 있는 새것입니다.
 
이다해:(그렇군... 시계 살펴봅니다.)
 
:금색의 거대한 시계는, 시침, 분침과 초침 구분 없이 오직 한 개의 바늘만이 정각을 향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바늘은 현재는 숫자 11을 한참 지나치고 있습니다.
아주 미세하게, 조금씩 숫자 12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숫자 12 아래에 작은 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 완전한 종말과 재림 」
 
이다해:(그렇구나... 방향제 살펴봅니다.)
 
:방향제입니다. 잘 마른 파란 장미 한 송이가 꽂혀 있습니다.
그러나 방향제의 향은 나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맡지 못하는 것일 지도요.
 
이다해:(...) (아까 봤던 책을 기계장치를 통해 다시 읽어봅니다.)
 
:책을 기계장치를 사용해 확인하면...
맨 앞 페이지에 「 당신은 살고 싶은가? 」 라고 적힌 것을 볼 수있습니다.
그 뒷 페이지는 전부 비어있습니다.
옆 페이지에 대답을 쓰라는 것처럼, 빈 옆 페이지가 눈에 띕니다.
 
이다해:(음... 서랍에서 잉크펜을 하나 가져와 빈 종이에 적습니다. 아니오.)
 
:...
당신이 대답을 적으면, 알 수 없는 글자가 한 문장 떠오릅니다.
다시 기계장치를 통해 확인하면...
「 그렇다면 가려진 바닥 아래를 확인하라. 」
라고 적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다해:(...안 열리던데요. 적습니다......)
 
:[... 그 주변을 잘 살펴보아라]
 
이다해:(......러그 주변 살펴봐요...)
 
:다시 뒤집었던 러그의 바닥을 살펴보면...
검은 타일로 이루어진 빗금 주변에, 작은 버튼이 하나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다해:(버튼 꾹 누릅니다.)
 
:버튼을 누르자, 문 모양의 빗금이 정말 문의 모양으로 천천히, 활짝 열립니다.
그 아래로 칠흑같은 공간으로 계단이 이어집니다.
 
이다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이 불빛 하나 없이 칠흑같이 컴컴한 탓일까요,
어쩐지 불길하고 어두운 예감이 듭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다해:(들어갑니다.)
계단을 따라 컴컴한 어둠속을 향해 들어가면, 당신의 걸음을 따라 양 옆에서 등불이 차칵이는 소리를 내며 켜집니다.
약간의 눅눅한 공기. 어째서인지 약간 오한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양 옆의 벽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고, 앞으로 나아갈때마다 맞춰 불이 켜지는 탓에 어디가 이 통로의 끝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벽을 더듬으며 앞으로 나아가면 조금 더 확실하게 방향을 잡을 수 있을까요?
 
이다해:(벽을 짚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벽을 더듬으며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
...어느 순간부터 손에 닿던 고른 금속의 느낌 대신에 우둘투둘한 [쇠창살]이 손에 닿기 시작합니다.
 
이다해:(쇠창살 살펴봅니다.)
 
:쇠창살이 손에 닿는 부분을 바라보면,
...흐릿한 형체들이 쇠창살 너머에 가득합니다.
한쪽 벽 면이 어느 순간부터 금속의 평면이 아니라 쇠창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너머로 넘어갈 수 있는 문은 보이지 않지만, 천장에 당길 수 있는 무언가의 [스위치]가 길게 내려와 있습니다.
 
이다해:(스위치 눌러봅니다...)
 
:스위치를 당기면, 철컥 소리와 함께 쇠창살 너머의 공간에서 차칵이는 소리가 일제히 들려오며 불이 환하게 들어옵니다.
불빛이 비춰진 그 너머에는...
...축 늘어진 인간들이 동산을 이루듯 쌓여있습니다.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다해: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산처럼 쌓인 인간들로부터 시선을 겨우 돌리면,
역시나 쇠창살 안쪽. 조금 옆에, 커다란 흰 침대가 하나 놓여있는 것이 보입니다.
흰 침대는 기계장치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침대 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다해:(기계장치 살펴봅니다.)
 
:들어갈 만한 문이 없어 살펴보기는 무리일 것 같습니다.
 
이다해:(...앞으로 나아갑니다.)
 
:쇠창살은 몇미터를 더 이어지다가 이내 다시 금속 벽으로 돌아옵니다.
차칵이는 소리와 함께 마지막 등불이 켜지고,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이다해:(...위로 올라가봅니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검은 문이 보입니다.
잠겨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다해:(열어봅니다.)
검은 문을 활짝 열면, 어둡던 통로와는 대비되도록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반짝이는 조명의 불빛, 은은하게 풍겨오는… ____의 향기.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감각의 잔재들에 혼란스러워하기도 잠시. 주변을 보면 보이는 것은,
반짝이는 흰색의 벽지, 흐르는 밤하늘을 담은 듯 높고 검은 천장. 그리고…
 
:[책장], [책상], [침대], [옷장] 등 평범한 일상 공간을 위해 꾸며진 것 같은 방입니다.
아, 한쪽 벽면 가득 붙여진 [사진]들과 그 옆의 [모니터]만 제외하면 말이에요.
검은색 문이 방금 당신이 열고 나온 바닥의 문을 제외하면, [왼쪽 벽]에 하나, [오른쪽 벽]에 하나 나 있습니다.
 
이다해:(책장을 살펴봅니다.)
 
:깔끔한 검은색의 책장입니다.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습니다.
한 권의 [책]만이 가로로, 책장의 왼편 칸쯤에 비스듬히 올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이 읽을 수 없는 제목이거나, 생명 과학과 공학, 혹은 신화서입니다.
모든 책이 한참을 읽은 듯 책의 끝 부분이 너덜거리고 손이 탄 흔적이 있습니다.
 
이다해:(가로로 놓인 책 살펴봅니다.)
 
:표지의 어느 면에도 제목이 없습니다.
펼쳐보면, 이 문단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핸드아웃 추가
... 어쩐지 정신이 어지러워집니다.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추가로, 오컬트 기능 5점이 상승합니다.
 
이다해:(책상 살펴봅니다.)
 
:회색 모노톤의 딱딱한 철제 책상입니다.
위에는 [리모콘]이 올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비스듬하게 내려놓아진 [책] 한 권.
서재로 막 들어섰을 때, 키마이라가 읽고 있던 그 책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만년필, 잉크병과 같은 도구가 올려져 있긴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달리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
 
이다해:(리모콘 살펴봅니다.)
 
:버튼이 전원 버튼 하나뿐인 리모콘입니다.
 
이다해:(전원 버튼 눌러봅니다.)
 
:저 옆에 있는 모니터에서 삑, 소리가 나며 빛이 들어옵니다.
 
이다해:(모니터 살펴봅니다.)
 
:사진들이 잔뜩 붙여진 끝에 벽에 설치되어 있는 꽤 큰 모니터입니다.
빛이 들어온 화면에 보이는 것은, 8개 구역의 상황을 비추고 있는 CCTV입니다.
첫 번째 화면에서는 당신이 처음 깨어났던 하얀 방을,
두 번째 화면에서는 벽이 모두 거울이었던 복도를,
세 번째 화면에서는 서재를, 네 번째 화면에서는 서재의 시계를,
다섯 번째 화면에서는 지하 통로를, 여섯번째 화면에서는 화원처럼 보이는 곳의 입구를,
 
:일곱 번째 화면은 검은색으로 가득 메워져 있고, 여덟번째 화면에서는,
...하얗게 눈이 내리는 하늘이 비춰집니다.
벌써 겨울이던가요.
...
그때, 여섯 번째 화면에서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확인한다면...
 
:키마이라의 모습입니다. 화원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모니터에 잡힙니다.
화원의 안에 들어간 이후, 키마이라가 CCTV에 다시 비춰지지는 않습니다.
 
이다해:(책상 위 책 살펴봅니다.)
 
:검은색 하드커버의 책입니다.
책의 제목은… [멎은 숨의 소생],
어느 나라의 언어인지 알지 못하지만, 글이 아주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책의 겉 면에 적힌 집필을 시작한 날짜는 당신이 기억하는 마지막 날짜입니다.
저자는… 키마이라.
...책의 내용을 읽나요?
 
이다해:(읽습니다.)
 
:+핸드아웃 1
...당신의 죽음, 그리고 그의 선택에 대한 절망이 뒤섞인 문장들입니다.
당신은 이렇게 살아있는데도요.
그는 당신의 죽음을 어째선지 몇 번이나 되짚고, 먼 집착을 토해냅니다.
글은 몇 장 넘겨 이어집니다. ... 계속해서 읽습니까?
 
이다해:(읽습니다.)
 
:+핸드아웃*2
+더 추가되었습니다...
...이다해, 당신을 향한 모독과 죄를 범한 그의 일지를 읽었습니다.
당신은 이렇게 멀쩡히 숨을 쉬고 있는데, 그는 당신을 소생시키려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 당신의 멎은 숨을요.
저자가 ‘그’인 기괴한 책으로부터 당신의 죽음을 접합니다.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이다해:3
 
이다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역한 레몬 냄새?
문득 당신의 향을 맡아봅니다.
하지만… 당신에게서는 그런 냄새가 나지 않는걸요.
당신은 키마이라가 창조한 당신이 맞는걸까요?
 
이다해:(...썩 기분 좋은 내용은 아니지만,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침대 살펴봅니다.)
 
:흰색 이불과 베개가 가지런히 정리된 1인용 침대입니다. 사용감이 꽤 있습니다. 은은하게 키마이라의 체향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다해:(..........옷장 살펴봅니다.)
 
:검은색의 옷장입니다.
열어보면, 키마이라의 체격에 맞는 옷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습니다.
옛날에 본 적 있는 옷들이 주로 걸려져 있고. 모두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이다해: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옷이 이정도로 많다면 여기서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양입니다.
그 외에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이다해:(그렇구나... 사진 살펴봅니다.)
 
:대부분 당신의 사진들입니다.
아니, 당신의 사진만 붙어있는 건 아니지만…
키마이라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 그리고 동료는 겨우 몇 장 뿐입니다.
이 벽을 가득 메운 사진들. 당신의 사진의 지분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진은 당신도 알고 있는 사진입니다.
그러니까, 당신의 기억이 끊기기 전… 다른 사람들과 찍었던 사진이 대부분입니다.
 
:간혹 끊기기 전 기억에 남아있는, 그 장소의 바닥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당신의 사진 또한 있습니다.
 
이다해:(이런 걸 왜...... 모니터 한 번 더 확인해봅니다.)
 
:마지막으로 봤을 떄와 같습니다. 모니터의 어느 부분에도 그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화원에 있는 것이겠죠. 마지막으로 그곳에 들어가는 것을 봤잖아요?
 
이다해:(...왼쪽 벽을 살펴봅니다.)
 
:이 문은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다해:(오른쪽 벽도 살펴봅니다.)
 
:검은색 문입니다. 이 문 또한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다해:(왼쪽 문을 열어봅니다.)
 
:왼쪽 문을 열어보면 서재가 보입니다.
아까 키마이라가 안에 들어갔던 문이 이 문이군요.
그러고 보니 문 손잡이에 안에서 잠그는 장치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다해:(오른쪽 문을 열어봅니다..)
문을 열면, 탁 트인 홀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닥에는 붉은 융단이 깔려있고, 벽에는 고급스러운 [그림]들이 몇 점 걸려 있습니다.
높은 벽의 상단은 스테인드 글라스입니다.
바깥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에 따라 홀의 바닥에 아름다운 색색깔의 [형상]이 그려집니다.
 
:정면에. ...검은 색의 [큰 문]이 있습니다.
저 문 너머로 나가면, 화원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다해:(그림을 살펴봅니다.)
 
:세 점의 그림이 있습니다.
양 팔을 벌려도 잡기 어려울만큼 커다란 그림입니다.
 
이다해:(첫번째 그림을 살펴봅니다.)
 
:물컹물컹한 점액질에 선명한 분홍빛 색감의 뇌가 담겨져 있는 것이 극사실주의 화풍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이다해:(...두번째 그림을 살펴봅니다.)
 
:수많은 인간들을 밟고 단 하나의 인간만이 위에 올라서 하늘을 향해 양 팔을 뻗고 있는 그림입니다.
추상적인 화풍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강렬한 검은색과 하얀색의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이다해:(세번째 그림을 살펴봅니다.)
 
:...당신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화입니다.
그런데, 화폭 안에 담겨진 당신의 얼굴이 한 명이 아닙니다.
열한 명.
화폭에 담겨진 당신의 얼굴은 총 11명입니다.
가운데부터 그려져, 상하좌우로 아직 한참이나 빈 공간이 많습니다.
미완품인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 안의 당신은 모두 눈을 감고 있습니다.
 
이다해:(으... 형상을 살펴봅니다.)
 
:바닥에 비춰진 스테인드 글라스는 세 쌍의 연인의 모습을 황홀하고 또 기괴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번째 연인은 서로를 꼭 껴안고 있고, 두번째 연인은 서로를 손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연인은…
...아니, 저게 연인이 맞던가요?
단순히 사람 둘을 짝지어 놓은 것은 아닐까요.
세번째 연인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위에 올라타 목을 조르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 형상이 색유리에 잘게 반사된 빛으로 바닥에 존재합니다.
...문득 스쳐지나가는 알 수 없는 모독적인 기분이 듭니다.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다해:(큰 문을 열어봅니다.)
큰 문을 활짝 열고 바깥으로 나서면, 회색빛의 하늘 아래 바깥에는 한창 [눈]이 내리는 중입니다.
햇살은 밝고 따사롭...나?
...날씨를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여간, 시야에 보이는 것은 아름답게 꾸며진 넓은 화원입니다.
 
:모니터에서 본, 키마이라가 들어갔던 화원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여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화원은 대부분 키가 높은 나무와 덤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어디가 이 화원의 끝이고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인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합니다.
색색의 장미로 꾸며진 화원의 [입구]가 당신을 유혹하듯 바람에 살랑거립니다.
 
이다해:(눈을 살펴봅니다.)
 
:피부 위로 내려앉은 눈은 결정의 모습을 금방 흐트러트리며 녹아내립니다.
...전혀 차갑지가 않습니다.
이건 당신의 감각이 무뎌진 탓일까요?
... 옅게 내리는 잔눈이 시야를 흐트러트립니다.
 
이다해:(...입구로 들어갑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몇 걸음 떼지 않아도 주변이 삽시간에 푸르른 꽃과 높게 자란 나무와 아름답지만 오래되고 기괴하게 보이는 조형물들로 가득찹니다.
[왼쪽]으로 꺾을 수 있는 길과 [오른쪽]으로 꺾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이다해:(오른쪽으로 향합니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길게 뻗어있는 길이 하나 보입니다.
그것을 따라 한참 걷다보면, 꽃들 사이에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놓여있습니다.
 
이다해:(조형물을 살펴봅니다.)
 
:조형물은... 아주 정밀하고 자세하게 세공되어 있지만,
그 세공되어 있는 형상이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고 기분이 나쁩니다.
비대한 몸집의 무언가에서 촉수와 같은 것들이 뻗어나와 꿈틀대고 있는 형상입니다.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이다해:1
조형물을 지나 다시 앞으로 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른쪽], 그리고 [왼쪽].
 
이다해:(오른쪽으로 향합니다...)
 
:오른쪽으로 꺾어 또 한참을 걷다보면, 아주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보입니다.
아니. 한 그루인가요?
두 그루가 서로 아주 가까이 붙어 자라, 마치 한 그루인듯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다해: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비슷한 키를 하고 있지만, 한 그루는 아주 비쩍 말라 드문 드문 썩어들어간 부분마저 있습니다.
마치 다른 한 그루에게 모든 영양분을 뺏겨 버린듯한 형상입니다.
두 나무가 함께 붙어있기 때문일까요.
나무를 지나 한참을 걷다 보면, 또 다시 갈림길이 나옵니다.
이번에도 [오른쪽] [왼쪽]으로 나누어져 있네요.
 
이다해:(오른쪽으로 갑니다..)
 
:꺾어져서 계속 걷다보면,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지는 꽃밭에 다다릅니다.
...떨어진다고요?
눈이 내리는 이 상황에, 떨어질 꽃들이 이렇게나 만개해 있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만개한 꽃들 중 여러 송이가 불특정하게 툭툭 그 꽃송이를 바닥으로 떨굽니다.
... 마치, 인간의 머리가 떨어지는 것만 같아요.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계속 지켜보면 결국 꽃밭의 모든 꽃들은 꽃송이를 떨굽니다.
멀쩡한 꽃송이들이 삽시간에 떨어져 이룬 꽃잎더미는 어딘가 징그러우면서도 동시에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한참을 방향을 바꿔 걷고, 또 걸어도… 키마이라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돌아가야 할까요?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나가는 문도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들어왔던 입구가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아까 보았던 큰 나무들도, 마주쳤던 꽃밭도…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갈 수조차 없습니다.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다해:(보이는 곳으로... 아무데나 가 봅니다... 되나요?)
 
:가능합니다... ...
일단 눈 앞의 보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마구 옮겨봅니다.
그러나... 역시, 보이는 것은 풀만 잔뜩이네요.
벽이 너무 견고하게 세워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그렇게 길을 헤메이는 찰나, 어깨에 손길이 닿습니다.
 
남자:길을 잃으셨나요?
 
:뒤를 돌아보면, 나른하게 웃는 얼굴이 인상적인, 호감형의 미남자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뒤에 서 있습니다.
어깨에 닿았던 손길을 거두고 사람 좋게 웃는 남자의 모습을 보니 어째선지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입니다.
 
이다해:(...) 네, 길이 복잡하군요.
 
남자:그렇죠? 이곳은 원체 복잡하더군요. 길을 잃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그리고,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합니다.) 반갑습니다. 그쪽이 말로만 듣던 다해 씨이겠군요.
몇 년 만에 눈을 뜬 기분은 어떤가요?
 
이다해:...저를 아십니까?(떨떠름하게 악수하고) 기분이라고 해도,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어서 말입니다. ...괜찮으시다면, 길 안내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남자:물론 알죠. 모를 리가 없죠. 이 저택의 주인... 아주 미쳐버린 사람 알잖아요. 이번에 새로 온 그 사람의 조수라 할까요. 그런 역할이니까요. (손을 꽉 잡고, 가볍게 흔듭니다.) 무슨 일인지 잘 모를 만도 하죠. 죽었다 깨어나는 경험을 누가 해봤겠어요? 길 안내라, 그것 괜찮네요. 가면서 궁금한 것이 있다면 질문하셔도 괜찮겠네요. 어차피 당신의 일이잖아요?
 
이다해:...그 사람이 조수도 구합니까? 살리는 게 무슨 일이라고...(...) 설명도 못 들었거든요. 혼자 돌아다니려니 복잡하더군요. 길 안내는 감사히 받겠습니다. 궁금한 것이라고 해 봤자... 아는 게 없으니 물어볼 것도 없습니다. 알고 계신 걸 말해주면 감사할 것 같은데.
 
남자:어렵잖아요,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는 게. (하하!) 참, 그 사람도. 그렇게 살리겠다고 5년간 난리를 쳐놓고서는 말도 안 해주다니... (고개를 절레, 흔들며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능숙하게.) 도대체 둘이 무슨 관계였길래 그래요? (...) 뭐, 여기까지 오면서 어느 정도는 추측했을 거하고 생각하는데요. 뭔가 많잖아요, 그렇죠? 먼저 듣고, 그에 보충하는 쪽이 빠르겠는걸요.
 
이다해:그 정도로 열중하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여선...(뭐하는 건지. 시선은 앞을 향하고, 남자를 따라 걷습니다.) ...실패작이라 하던데요. 실패작에겐 말 할 가치조차 없었나 봅니다.(...) 글쎄, 당신에게 말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게 말할 만큼 친밀한 관계도 아니었고요.(으쓱,) ...그게 편하다면요. ...(음,) 숨을 맞춘다는 게 대체 무슨 뜻입니까?
 
남자:뭐, 어지간히 살고 싶었나 보죠. 멸망이 다가오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입장에서는 꽤 안 됐네요. 죽음으로부터 돌아왔더니 바로 맞닥뜨리게 된 것이 세계의 멸망이라니... (...) 참, 그런 말을 하던가요? 뭐, 물론 알아볼 수 없으니 그런 말을 하겠지만요. 당신이 정말 살아난건지, 아니면 복제된 무언가일 뿐인지. (그리고는 어깨를 으쓱입니다.) 당연하죠. 저는 그저 조수일 뿐이고, 그 사이에 개입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사이가 좋지는 않았나 보군요. (아, 그것 말입니까?) 정확히는, 숨을 뺏는다고 하는 쪽이 더 정확하겠군요. 뺏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니까요. 그 조건에 맞는 것이 숨을 맞추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 자세한 답이 필요한가요?
 
이다해:멸망...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게 되어있다면, 별로 암담한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멸망이 얼마나 참혹하던, 운명대로 돌아가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뜸,) 알지도 못한다면 어째서 제 복제품을 찍어내고 있는 겁니까?(나 참.) 예, 둘 사이에 놓인다면 곤란할지도 모르겠지만...(당신은 일반인이니까요. 중얼대곤) 숨을 뺏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멸망에서 홀로 살아남기라도 합니까?
 
남자:운명론자들은 그렇게 말하기도 하더군요. 당신도 그들 중 하난다 봅니다. (문득, 팔을 뻗어 하늘에서 내리고 있는 눈을 손으로 받습니다.) 지금 하늘에서 내리는 게 뭔지 아나요? 눈이 아니라, 하늘. 이 세계의 천장의 잔재랍니다. 우주고 뭐고 이 세계가 샅샅이 부서져서 떨어지는 거예요. 제법 아름답지 않나요? (...) 그야 당연하지 않나요? 언젠가, 그의 필기를 훔쳐본 적이 있거든요. 거기 보니 가짜 숨이라도 사용하겠다고 그러던데요. 그래서가 아닐까요? (아하하~ 웃습니다.) 그래요, 이렇게 보니 조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당신이 그를 너무 믿지 않을 것 같아서요. 그는... 미쳤잖아요. 알다시피. (옅게 고개를 끄덕,) 그렇게 되겠지요. 비명과 피바다 속에서 홀로 살아남는다니... 특별해보이지 않나요?
 
:그러고 보면, 눈이 하나도 차갑지 않습니다. 아까 느꼈다시피 날씨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고요.
이건 정말 종말인 걸까요?
당신은 지금, 종말의 목전에 서 있는 걸까요?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2
 
이다해:그래 보입니까? 저는... 단지 정해진 길을 따라 걸을 뿐입니다. 그걸 운명이라 하고, 운명을 믿는 것이라 하면, 저도 운명론자가 맞겠군요.(...) 그렇다면 이 세계는 이 순간에도 무너지고, 망가지고 있다는 뜻이 되겠군요. 멸망에 아름답다는 말을 붙이다니, 제법 우습게 보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말입니다. 천천히 무너져가는 세상 속에서 죽은 채 있었다는 거군요, 저는.(하늘을 한 번 쳐다봅니다. 종말, 멸망, 이 세계의 끝이 와서야 온전히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삶이란 어찌나 기구한지. 이조차 저의 속죄일까요.) 복제가 제대로 숨을 쉬고 있을지 의문이군요. 지금까진 죄다 실패했다 했지만 말입니다.(잠시 말을 멈췄다가,) 조수라면서, 그게 다행인 겁니까? 그의 말을 신뢰한 적은 없습니다. 굳이 미쳤다 하기 전부터 말이죠. 안심하셔도 좋겠군요.(...음.) ...그게 특별한 겁니까? 오히려 저주와 같아 보이는데요. 유일한 저주도 특별이라 부를 수 있다면 특별이겠군요.(잠시 남자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렇다면, 당신은 살아남습니까?
 
남자:그렇게 되겠지요. 그래도 종말론자들 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그들은 종말이 올 거라고 언제나 이야기하고 다니니까요. 까보면 정말 언제 올지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히죽, 웃습니다.) 우습죠. 시적인 표현을 빌려 말한다면 더욱 우스울 수가 없답니다. '멸망의 때가 다가오고 있어요… 사람들의 비명과 신음이 달콤하네요. 우리 모두 그 멸망을 피하지 못하고, 자연의 순리처럼. 운명처럼 받아들이게 되겠죠...' (...) 뭐, 그래도 반대로 말하면 멸망하기 직전에 깨어난 것이 되지 않겠나요? 심지어... 그의 숨을 빌어 더 살아갈 수도 있겠고요. (그러다 다음 말에, 고개를 기울이며 말을 잇습니다.) 지금 제 눈 앞에 있지 않나요, 제대로 숨을 쉬고 있는 존재가? 그래서 그도 이렇게 급히 움직이는 것 아니겠나요. (뭐...) 조수긴 하다만... 워낙 숨기는 게 많은 인간이잖아요. 마지막인데, 그래도 친해져 보는 건 어때요? ... 무리이면 그냥 넘겨요. (...) 그런가요? 저주라고 한다면 저주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사람도 몇 있을 테니, 그렇게까지 외롭지는 않을 거고. 그러면 저주라고 하기도 애매해지지 않을까요? (... 마주 바라봅니다. 빤히, 그렇게 보다가... 입꼬리를 당겨 웃습니다.) 제 걱정보다는, 당신 걱정을 하는 게 먼저일 텐데요. 굳이 대답을 하자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벌써 입구네요. 이 앞으로 조금만 가다보면 완전히 빠져나갈 수 있을 거예요. 길은 하나니까요.
 
:그렇게 앞을 보면, 어느새 낯설지만은 않은 길이 하나 보입니다.
 
이다해:(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렇게 손을 흔들어주는 이상한 남성을 뒤로 하면...
다시, 화원의 입구입니다.
당신이 나왔던 문이 활짝 열려, 당신에게 화원으로부터 벗어나 이 저택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다해:(저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오면, 좀 전에 지나쳤던 홀입니다.
 
이다해: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잠깐. 뭔가 달라졌습니다.
홀의 복도에 걸려있던, 세번째 그림이 바뀌었습니다.
화폭 안에 담겨진 당신의 얼굴이 한 명 더 늘어, 열두 명이 되었습니다.
모두 눈을 감고 있는 가운데. 눈을 뜬 당신의 초상화 하나요.
하얗게 번지는 입김까지 그려낸 것이 꼭, 그림이라기보다. 창문 같을 정도로.
당신의 얼굴을. 눈이 깜빡이는 표정을. 입꼬리가 그려내는 곡선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
갑자기.
당신이 그 그림 앞을 지나가자, 툭, 하고 거대한 그림이 벽에서 떨어져 엎어집니다.
 
이다해: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빠르게, 반사적으로 당신은 그림을 피합니다.
당신을 향해 덮치듯 떨어져 내리던 커다란 그림이 바닥을 덮고서 쓰러집니다.
...
엎어진 쪽으로, 핏물이 질질 흘러나와 붉은 융단에 배어듭니다.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고개를 들어 세번째 그림이 걸려있던 자리를 바라보면, 그곳에는…
검은 문이 존재합니다.
그동안 봐 온 검은 문 중에 가장 작습니다.
 
이다해:(들어가봅니다.)
작고 좁은 문을 열면, 길고 어두컴컴한 계단이 위로 쭉 이어집니다.
잡을 수 있는 철제 난간이 있습니다.
볼에 닿는 서늘한 공기는 축축하고, 손에 잡히는 철제 선반은 소름끼치도록 차가워서.
... 그래서, 당신이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게 합니다.
 
:감각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이태까지 쭉 괜찮았던 목덜미에도 시큰이는 통증이 돌기 시작하니까요.
그렇게 위로 한참을 올라가면… 다시 큰 검은색 문이 보입니다.
 
이다해:(들어갑니다.)
 
:문을 열면 서늘한 공기와 대비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공기가 온 몸을 휘감습니다.
큰 스크린이 벽면에 내려와 있고, 맞은 편에 앉을 수 있는 긴 의자가 여러 개 단정하게 놓여 있습니다.
정면의 책상에 [빔 프로젝터]가 보입니다.
 
이다해:(빔 프로젝터를 살펴봅니다.)
 
:하얀 빛을 스크린에 쏘아보내고 있습니다.
안에 CD가 들어있다는 표시가 뜹니다.
기능은 몇 개 없는 모양인지, 전원 버튼과 중지 버튼, 그리고 재생 버튼이 있네요.
 
이다해:(재생 버튼을 누릅니다.)
 
:스크린에 서서히 흐린 빛이 쏘아지며, 영상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스크린을 가득 채운 것은, 키마이라의 얼굴입니다.
살짝 지친 기색의 키마이라가 얼굴을 뒤로 물리면, 키마이라의 뒤로 철창이 보입니다.
저곳은… 아까 당신이 지나왔던 지하통로, 그 쇠철창 안쪽인 것 같습니다.
 
키마이라:...네가 죽은 뒤로 처음. 드디어 그럴듯해 보이는 너를 만들어냈어.
 
:그런 말을 하는 키마이라의 얼굴은, 오늘 마주했던 그의 얼굴보다 조금 더 젊고.
그러니까… 당신이 기억하는 키마이라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표정에서 깊은 착잡함이 묻어나오고, 자세히 보면 카메라에 언뜻 비치는 옷깃에 피가 잔뜩 튀어 있습니다.
키마이라가 손을 뻗어 카메라의 방향을 조금 트는 듯 하자, 화면은 전환되어 수술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수술대에 누운 당신을요.
키마이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약간 잠겨 쉰 목소리만 들려옵니다.
 
키마이라:아주 오랫동안 원했지. 드디어 이루어 낸 거야. 드디어. …
 
:화면을 고정시켰는지 키마이라가 손을 놓고 화면 앞으로 나섭니다.
그리고, 수술대에 죽은 듯 누워있는 당신의 멱살을 잡고서 그의 쪽으로 잡아당기며 묻습니다.
 
키마이라:...이다해,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어?
 
:아주 고요한 정적 속,
몰아쉬는 키마이라의 숨소리만 온전한 가운데.
천천히 눈을 뜬 당신은. 옅은 숨을 뱉으며. 선명하게 속삭입니다.
멍청이.
그리고, 당신은.
아니, 당신을 닮은 그것은 살점과 핏덩이로 녹아내리듯 부서져내리며 키마이라의 손에서 한 줌 핏물로 흘러내립니다.
 
:...그가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는 몰라도 완전한 실패입니다.
키마이라의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리며 화면이 암흑으로 돌아가고, 다시 빛이 들어오면 영상이 아까보다 빠르게 돌아갑니다.
수술대 뒤로 수많은 인간의 몸통과 팔다리가 쌓여가는 것이 보입니다.
그중 수술대에 눕혀질 정도로 멀쩡한 당신의 모습은, 부서진 것 이후 겨우 열 번에 불과합니다.
키마이라는 그런 당신에게 구태여 말을 걸지 않고, 한참을 바라보다 다른 곳으로 옮깁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영상에 등장하는 키마이라의 목소리가 점점 쉬어가고. 표정은 무미건조해집니다.
옷자락에 질척한 피가 묻는 일도 많습니다.
당신이 아는 키마이라가 영상 속에서 혼자 서서히 나이들며 흐려져갑니다.
한참 영상이 지나고 나면, 드디어 온전한 ‘12번째의 당신’이 수술대에 눕혀진 화면이 보입니다.
...여기서 영상이 끝납니다.
...
 
:키마이라는, 당신을 살려내겠다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인간의 살점을 만지고, 가르고, 죽이고 생을 부여하며 오만하며 모독적인 행위를 저지른건가요.
이다해, 어떤 기분인가요?
그러한 사실에 경멸을, 희열을, 그것도 아니라면 무감정함을 느끼나요?
 
이다해: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알 수 없는 미묘한 기분에 몇 발자국 뒤로 몸을 물리면,
...등 뒤에, 아까까지만 해도 느껴지지 않던 인기척이 닿습니다.
당신의 팔을 잡는 손길이 견고합니다.
그래요. 당신에게 익숙한, 그러나 어딘가 한없이 멀고 역겹게 느껴지는 손길. 느낌. 향기.
... 당신을 바라보는 저 눈빛.
 
키마이라:... 이다해.
 
이다해:......그렇게 살아가고 싶었습니까?
 
키마이라:... ... 왜, 그러면 안되나? 너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테니... 이해해 줄 거라 생각했는데.
 
이다해:이해는 무슨, 죽기 전부터 지금까지 저와 뜻이 다른 사람을 이해한 적 없습니다.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고 예측한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건 다르죠. ...종말도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해서는. 그 정도로 실패했으면 삶에 미련을 버릴 만도 하지 않습니까?
 
키마이라:예측이 가능하니 이해도 가능한 것 아니겠어. (자신도 하지 않을 짓을 뻔뻔하게도 늘어놓고.) 내가 미련을 버려야 할 이유조차 없는데. 내가 왜? (...) 아,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멋대로 널 다시 살려냈으니까. ... 그렇지만, 내가 아니었으면 넌 그대로 빛도 보지 못한 채로 죽었을 테니... ... 고맙게 생각하는 게 어때? (말도 안 되는 헛소리만.)
 
이다해:안타깝지만 저는 죽음을 그리 지긋지긋하게 싫어하지 않는지라, 고마울 일도 없겠습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빈말이라도 해봤을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살아서 남는 게 무엇이 있습니까?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간다면 무슨 의미로 살아가는 겁니까? 하, 물어뜯길 걸 안다고 해서, 물어뜯는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쓸데없는 말 하지 마십시오.
 
키마이라:... 아직까지도 이렇게 싫어할 줄이야. ... 당연한 건가? 네 기억이 어느 부분이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전부터 날 시기했으니까. 기억나지 않았다면 더 처리하기 쉬웠겠다만. (비릿하게 웃습니다. 이 웃음만큼은 잃어버리지 않았고...) 멸망한 세상이어도, 살아가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난 그 사람 중 하나가 될 거고. 이대로 죽는다는 건 아깝잖아.(...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바라보고서는.) ... 쓸데없는 말이라니. 정말 내 기분을 몰라서 그러는 거야? ... 난 지금 이렇게도 기쁜데. 어서 다시 숨을 막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당신의 팔을 꾹, 누릅니다. 전보다는 약해진 힘이지만, 상관 없습니다. 입가에 사라지지 않는 웃음만 남습니다.)
 
이다해:어디부터 어디까지 기억이 남아있던 당신은 꾸준히 싫어할 겁니다. 제 성격이 어디... 오래 산다고 바뀔 정도의 것도 아니고. 그걸 시기라고 칭하는 것도 우습군요. 당신이 저의 뜻을 방해했고, 어지럽혀 두지 않았습니까. 증오라고 하는 편이 옳겠죠, 아닙니까?(...하하. 어울리지도 않게 소리 내어 웃고선 평소의 무표정으로 돌아옵니다.) 생이 아깝다는 것도 참 단순한 소리죠. 마모되고, 닳아가는 생을 굳이 부지하고 싶다, 라. 다 무너져내린 세계에 서 있고 싶다는 마음은... 절대 이해하고 싶지 않군요.(으쓱,) 네. 당신의 기분이 저에게 고려 대상이었던 적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당신이 기쁘건, 절망스럽거나 증오스럽건... 제가 알아야 할 건 아닙니다.(...죽어버린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싶진 않았으니, 죽는 거야 상관 없었습니다. 당신의 손에 죽는 것만 아니었다면 기꺼이 죽을 수 있었을 테죠... 눌리는 팔의 감각을 느끼며, 숨을 한 번 들이킵니다.) ...당신에게라면, 순순히 죽어주고 싶진 않은데 말입니다.
 
키마이라:... ...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까 기억, 다 있나보네. 결국 모조품에, 복제품이면서. 제법 성가셔... 옛날에는 결국 시기이지 않았나? 올려다보던 아이가, 내려다보기를 원한다니... 얼마나 가소롭겠니, 내 입장에서는. (...) 그래, 정정하도록 하지. 너는 나를 증오했어. 나 또한 너를 증오했고. ... 그럴 수밖에 없었지. (가볍게 눈을 감습니다. ... 잠시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듯 하더니.) 굳이 부지하는 게 아니라, 살아가면서 그것을 아끼는 거다. 너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겠지만... ... (...) 그래, 너는 도구잖냐. 어딘가에서 결국 수단으로 쓰이게 되는 사람. (히죽.) 그럴 리가. 오랜만에 만났으니... 마지막으로 말이라도 해봤는데. 역시 어색한가? ... 그래도 그 말은 거슬리네. 이다해. 왜 네가 알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지? (인상을 구기고는,) 알아, 이다해. 제대로 알고, 그런 다음 끝나도록 해. 제발 순순히 죽어줘. 내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만약 그렇게 해준다면... ... 처음으로, 네 앞에서 진실되게 웃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다해:이제 와서 복제품이니 아니니가 중요합니까? 실패작이 이만큼 살아있는 것도 행운이라 여기면 좋을 텐데요. 그땐 누구에게든 그랬습니다. 모두를 내려다보고 싶었고, 발 밑에 두고 싶었을 뿐이죠. 그 치기는... 당신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향한 시기이자 욕심이었습니다.(깜박.) 아낄 만큼 의미 있는 생일까 싶군요. 결국 살아가고, 숨쉰다는 건 생명을 소모하고 있는 겁니다. 아낀다고 닳지 않는 건 아니죠.(...작게 혀 차고,) ...저는 당신의 도구로 빚어지지 않았습니다. 오직 제가 자의로 무릎꿇고, 복종할 이들에게만 쓰여지라 만들어진 게 저라는 생명이고, 삶입니다. 명령 없이 생을 버리진 않을 겁니다. 그것도... 당신에게 도구로 쓰여지는 순간이라면.(주먹 꽉 쥐었다가) 어색한 게 아니라 싫은 겁니다. 알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여기서 저를 죽인다고 해도, 당신의 감정을 알며 죽어갈 일은 없을 겁니다.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노력을 제가 안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집니까?(...일그러지게 웃는다.) 저를 살리고 싶었던 게 아니라, 저의 생을 빼앗기 위해 살려낸 것이지 않습니까.
 
키마이라:(으득,) ... 나에게는 중요해. 어떻게 이게 중요하지 않지? (...) 네가 복제품이기에 완전한 숨이 아니라는 사실도 거슬리는데. ... 뭐, 그 말은 틀리지 않았으니... 행운 하나 없던 삶에 드디어 운이란 게 찾아왔나 보지. (... 하, 참.) 그 말이야 말로 더욱 거슬리는데. 왜 그 대상이 모두인 거지? (강하게 당신의 양 어깨를 움켜잡습니다.) 야, 똑바로 봐, 이다해. 네가 인류 전체를 그렇게 내려다볼 수 있었을 것 같아? 어차피 되지도 않을 거, 그딴 걸 왜 바래서... 넌 나조차도 뛰어넘지 못하잖아. (하, 하하! 소리내어 웃습니다. 잠긴 목소리가 기괴하게 갈라집니다.) 아끼니 그것을 더 의미있게. 마음 가는대로 살 수 있는 것 아니겠어. ... 난 그저 욕망에 충실할 뿐이다. (혀를 차는 소리에, 도리어 표정이 풀어집니다.) ... 아니, 넌 내가 만들었어. 네가 복제품으로 내 손 안에서 만들어진 이상... 너는 내 도구다. 간단한 이치 아니야? 그렇게 따지면 너는 내 명령을 들어야 해. 이 점, 기억해 줬으면 좋겠네. (만족하듯 웃습니다...) ... 아쉽네. 알아주는 채로 죽어가준다면 조금... 노력에 보답을 받는 기분이라도 들었을 텐데. 적어도 내 기분은 좋아질 테니까. 네 생을 빼앗아 살아가며, 네가 나를 이해한 채 죽어둔다는데... (... ...)
... 어쨌든, 갈 곳이 있어.
 
:그렇게 그는 움켜잡았던 당신의 어깨를 놓은 채로 몇 걸음 걸어가더니,
흐린 빛이 비추는 스크린을 찢습니다.
그러자, 그 뒤에 보이는 것은... 또 다른, 검은 문입니다.
그 어느때보다 검고, 반듯한. 문의 손잡이를 키마이라가 먼저 잡습니다.
...이번에는 그와 함께 들어가는 검은 문입니다.
 
키마이라:너와 함께 보기를, 정말로 고대했던 곳이다.
 
:그렇게 말하는 키마이라의 표정은.
문가에 비춰지는 흐린 빛을 타 화난 것인지, 기쁜 것인지 모를 정도의 얼굴입니다.
...
문을 열면, 높은 계단 몇 개 이후에 바로 이어지는 시야를 환하게 물들이는 조명들이 아름답습니다.
 
:반원 형태의 유리돔이 바스라져 내려오는 하늘의 파편들로 얼룩덜룩하게 빛납니다.
이곳은 흡사 정원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종말을 맞기엔 너무나 안정적인 장소.
화원과는 대비되도록 아직 여린 줄기에 매달린 꽃송이들이며 나무의 푸른 잎들이 건재합니다.
그동안 맡아왔던 피비린내나 냉한 냄새가 단숨에 잊힐 정도로,
끝을 맞을 것을 직감했기에 더 진한 생명의 향기가 가득한 실내 화원이 당신의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러고보면, 이 화원의 입구를 가득 장식하고 있는 저 꽃은... 역시나 색색의 장미입니다.
키마이라는 당신이 뭐라 따져 묻지 않았음에도 조용하게 중얼거립니다.
 
키마이라:여기는 신경을 많이 썼어. 혹여나 잊게 될까봐. 너를 잊지 않을 만한 것들로 꾸며야 조금이라도 목표를 잊지 않을 것 같았거든. (싱긋.)
 
이다해:쓸데없는 짓을 했군요.
 
키마이라:쓸데없는 짓이라니. 이 짓을 했기에 네가 살아난 거라고는 생각 안 하나봐?
 
이다해:저에게 삶은 당신처럼 축복이 아니라니까요.
 
키마이라:너에게는 축복이 아니어도, 나에게는 축복이야. 네가 있어서 내가 살 수 있으니... (... 그리 말하고는, 하늘을 바라봅니다.) ... 저거 봐, 하늘이 부서지고 있어. 참... 아름답지 않냐.
 
이다해:당신에게만 축복이니 저에겐 충분히 쓸데없는 일이죠. ...그런 걸 아름다워하기엔 우스운 꼴이 될 게 뻔하니 안 할 겁니다. 죽어감을 아름답게 볼 생각은 없어요.
 
키마이라:... 우스운 꼴이라니. 지금, 이걸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것일 텐데... 이걸 보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걸. (전해 들었던 바깥의 상황을 떠올려봅니다. ... 이미 피바다가 되었다고, 그랬던가요. 그러니 지금 이것을 지켜보는 것은, 더 없는 행운. 아름다움.) ... 안 볼 거야?
 
이다해:저것이 생을 앗아가고 있다면 더더욱이요. 살아가고, 그 틈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그걸 행운이라 여기던 때는...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납니다. 당신이 저를 이해한다면 말이 쉬웠을 텐데요.(시선은 여전히 돌리지 않습니다. 부서지며 무너져 내리던 하늘은 전에도 본 적 있으니,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제 생명이 아닌 지구 자체가 무너지는 일은 다시 보고 싶지 않았는걸요...)
 
키마이라:참... 끝이 나고 있는데도 한결같다. 한심하고 미련해. (하늘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겠습니다. 작던 파편들은 점차 커져가고, 큰 조각이 돔에 부딪혀 떨어져 내려갑니다. 현실을 바라보며 현실임을 잊습니다.) ... 나도 네가 나를 이해했으면 말이 빨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 말하며, 고개를 내립니다. 그리고는 꾸며져있는 오솔길 사이로 발을 옮겨요. 뒤를 돌아보더니,) ... 따라와.
 
이다해:...변할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따라갑니다.)
 
:그렇게 오솔길을 따라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요. 중간의 탁 트인 공간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그곳에는 화원에서 마주쳤던 기괴한 조각상과 흡사한 대리석상들이 원을 이루고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키마이라는, 당신의 팔을 잡고는 당신과 그 안에 섭니다.
... 세계가 종말을 맞아가는 중인 가운데, 조용하게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키마이라:이다해,...
네 숨을… 내게 줘.
 
:키마이라는 그의 손을 아주 다정하게 당신의 목덜미에 겹칩니다.
그 손길이, 마치… 처음 당신이 눈을 떴을 때 느꼈던 것보다도, 한껏 견고하고 집착이 서려 있습니다.
망설임 따위는 없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아릿하게 통증이 느껴지는 목덜미를 덮은 그의 손에 서서히 힘이 들어갑니다.
이대로라면 당신의 숨을, 그에게 주고 맙니다.
정말 그에게 당신은 이정도의 의미였나요?
 
:당신은 이 종말을 납득할 수 있나요.
이것도 하나의 운명일 뿐이니, 받아들여야 할까요.
... 선택의 시간입니다.
 
이다해:(이제 와 당신을 죽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까요. 하지만 늦은 일입니다. 포기는 빨랐고, 이젠 당신이 무너진 세계에서 죽어갔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많은 숨이 꺼져간 세상에서, 남의 죽음에 무뎌진 채로, 그것을 행복이라 말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말의 애정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온전한 증오 탓에.)
세계가 무너져갑니다.
당신의 숨과 삶도 세계와 함께 무너져 내려갑니다.
이 세계에서 온전하게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당신의 목덜미를 꽉 쥐고 그 숨을 빼앗고 있는,
당신의 숨이 멎기를 바라는 그. 키마이라뿐입니다.
 
:...
시야가 뿌옇게 흐려집니다.
이것이 죽음이 다다랐기 때문인지, 종말이란 것이 당신을 집어삼켰기 때문인지,
혹은 생리적인 눈물이 고인 탓인지. 당신은 당장에 알지 못합니다.
키마이라의 손과 맞닿은 목에서 불타오르는 듯한 뜨거운 온도가 일어나 당신을 집어삼킵니다.
그 어떤 애절함과 증오와 애정이 담기더라도,
 
:이것은 너절한 폭력이며 숨의 갈취에 불과합니다.
당신의 숨은 멎어갑니다.
...
그러나 과연 5년간 당신을 그토록 맹목적으로 바라봤던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든 매달렸던 그가,
아무도 없는, 멸망해버린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
글쎄요.
당신의 숨을 조르는 그의 표정을 마주하면, 그렇지 못할 것 같습니다.
비웃을만한 일 아닌가요.
멍청이. 하고요.
 
키마이라 생환, 이다해 로스트